(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차기 국민은행장에 누가 될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윤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면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내달 중순께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어 행장 분리와 선임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가 경영의 연속성을 이유로 들어 윤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만큼 만약 행장을 분리해 선임하게 될 경우 차기 행장에는 윤 회장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회장의 '젊은 최고경영자(CEO)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윤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연륜보다는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결정 능력이 중요하다는 지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기자와 만나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40대 후반에 CEO에 올라 10여 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다 60대 초반에 은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젊은 CEO가 더 적합하지 않나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업만 잘하던 시대는 지났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은행산업의 디지털화를 주도하는 동시에 고객과의 접점 변화 트렌드를 잘 쫓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려면 CEO의 생각도 젊어야 한다는 것이다.

KB금융의 한 임원은 "윤 회장은 평소 임원들과의 자리에서도 젊은 CEO론을 자주 거론한다"고 전했다.

이런 윤 회장의 의지에 따라 차기 국민은행장도 젊은 인사의 발탁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1960년대생의 행장이 배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KB금융 내부에서도 윤 회장의 생각이 실제 인사에 반영된다면 과감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권에서 행장을 경험한 60년대생 인사는 김병호 전 하나은행장(1961년)과 손교덕 경남은행장(1960년) 정도에 불과하다.

KB금융 내에서 차기 행장으로 거론되는 1960년대생 인사는 적지 않다.

회장 후보 숏리스트 3인에 올랐던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1961년)과 함께 재무통인 윤웅원 국민카드 사장(1960년)과 허인(1961년) 영업그룹 부행장, 박정림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1963년), 허정수 경영기획그룹 부행장(1960년생) 등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행장뿐 아니라 KB증권, KB손보 등 덩치가 커진 비은행 계열사 CEO가 지녀야 할 능력도 동시에 갖췄다"며 "연말 계열사 CEO 인사와 맞물려 신·구 조화를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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