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머빈 킹 영란은행(BOE) 전 총재는 금융위기의 주범인 부채가 전 세계적으로 쌓여 있다며 전망이 어둡다고 경고했다.

킹 총재는 24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차입)는 과거에 발생한 금융위기의 공통 요인이라며 위기 이후 10여 년이 지났는데도 부채는 예상과 달리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의 부채가 금융위기 때보다 많다며 잃어버린 지난 10년 동안 저성장이 계속됐지만 향후 10년도 험난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38%에 달했다. 이는 2007년 말 수치인 115%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선진국의 부채 비율은 183%에서 195%로 늘었다.

킹 총재는 최근 글로벌 성장세가 살아나자 중앙은행들이 서서히 긴축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할인율이 오르면서 자산 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업과 은행이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게 될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킹 총재는 금리 상승으로 대차대조표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며 잘못된 투자 패턴을 바로잡는 창조적 파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차 세계 대전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때부터 2007~2008년 위기 때까지 지난 한 세기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시장이 최후의 순간에 제자리로 되돌아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킹 총재는 사소한 사건이 시장 심리나 자산 가치를 뒤흔들 수 있고 서로 무관한 디폴트들이 금융 시스템의 레버리지를 재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10여 년 전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 축소로 경제 성장세가 약화할 것인지 불명확하다면서 앞으로 세계 경제는 흥미진진하고도 구불구불한 경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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