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두산은 2년물로 1천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전일 수요예측에 나섰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두산의 회사채를 사겠다며 들어온 주문은 480억원에 그쳤다. 발행 규모의 절반 이상이 '주인 찾기'에 실패한 셈이다.
㈜두산의 이번 '미달'은 일정 부분 예상됐던 결과였다는 평가가 많다.
신용등급이 'A-' 수준일 뿐 아니라 등급 전망도 '부정적'인 만큼 향후 BBB급으로 강등될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50bp로 제시하는 등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A급의 수요예측 분위기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리스크에는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며 "미달을 냈던 지난해 말 이후에도 ㈜두산 회사채에 대한 기관들의 인식은 크게 변한 게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계열사들의 실적이 소폭 개선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지원 부담이 여전한 점이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두산은 두산건설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큐벡스와 두산메카텍 등 자회사를 인수한 데 더해, 지난달 두산중공업이 발행한 5천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920억원을 인수하기도 했다.
앞으로 추가 청약에 실패할 경우 인수단으로 참여한 KB증권과 IBK투자증권, 키움증권은 정해진 비율대로 미매각분을 떠안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 회사채의 금리를 감안하면 리테일용으로는 무난히 소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내달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1천221억원 규모의 은행대출 상환에 활용할 방침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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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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