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금융지주[105560]가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연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물론 분기 순이익까지 신한금융지주[055550]를 앞질렀다.

지난 일 년 새 공격적인 영업력에 힘입어 눈에 띄게 수익성이 강화된 국민은행의 공이 컸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2조7천6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8천173억 원.

앞서 KB금융은 2조7천577억 원의 누적 당기순이익과 8천975억 원의 분기 순이익을 발표했다.

이로써 KB금융은 신한금융보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 503억 원, 이번 분기에만 802억 원 더 벌어들인 셈이다.

지난 2분기 신한금융보다 많은 성과를 냈음에도 누적 기준으로 밀렸던 KB금융은 비로소 3분기를 기점으로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하게 된 셈이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수익성이 두 금융지주의 실적을 갈랐다.

국민은행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8천413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58.1%나 순익이 급증했다.

3분기 순이익은 6천321억 원으로 이 역시 15.8%의 성장을 나타냈다.

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쓴 게 수익을 끌어올렸다.

금호타이어와 관련해 620억 원의 충당금이 발생했지만,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이 급증하며 양호한 실적의 바탕이 됐다.

반면 신한은행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6천9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3분기는 5천916억으로 전 분기보다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이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국민은행의 공격적인 행보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대표적인 이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국민은행이 1.74%로 지난 분기보다 2bp 개선된 데 비해 신한은행은 1.56%로 지난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자이익도 국민은행(1조3천875억 원)이 신한은행(1조2천670억 원)보다 약 1천억 원 많았다.

비이자이익은 신한은행(2천719억 원)이 국민은행(2천623억 원)보다 약 100억 원 앞섰다.

원화 대출금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이 192조 원을 기록한 데 비해 231조 원을 기록한 국민은행이 40조 원 가까이 많았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을 고려할 때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란 전망도 나온다.

KB금융은 현대시멘트 주식 매각이익 410억 원과 금호타이어 충당금 전입액 620억이 일회성 수익으로 반영됐다.

반면 신한금융은 이번 분기 별도의 일회성 수익이 없었다.

한 증권사 금융업 담당 연구원은 "국민은행의 순익 성장률이 급증하며 KB금융 전체의 순이익을 끌어올렸다"며 "비은행 부문까지 강화한 만큼 앞으로의 수익 포트폴리오가 더 알차진 셈"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다만 일회성 수익을 제외한 경상이익 관점에서 본다면 두 금융지주 간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전체 숫자보단 대출의 성장세와 구성 비율, NIM 추세 등의 움직임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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