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0%포인트 하락하는 경우 수출가격의 증가율이 1.9%포인트에 그친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일 '원/달러 환율 1,100원 붕괴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하고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최근 국내 경제 회복세, 경상수지 흑자 지속, 한중 관계 개선 등이 원화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기는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개선되고 있고,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등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경상수지 흑자 지속으로 달러 유입이 늘어났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도 호조세를 보이고,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도 순 유입을 유지하면서 환율 하락 요인이 됐다.

경제성장세 지속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점 등도 원화 강세를 자극했다.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 안정, 기업 생산비용 절감, 설비투자 확대 등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환율 하락은 유류비 및 수입 소비재 품목 가격 인하로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한다.

기업 역시 생산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설비투자 비용 부담도 완화된다. 해외자산의 매입 단가가 낮아져서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다.

반면 환율 하락은 수출 둔화,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 등 경제에 부정적으로도 작용한다.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할 수 있다. 불완전 수출가격 전가로 기업 이윤이 급감할 수 있다. 환율의 수출가격 전가율은 마이너스(-) 0.19로, 환율이 10%포인트 낮아질 때 수출가격은 1.9%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나머지 8.1%포인트는 기업 손실로 연결되는 셈이다.

환율 하락은 달러 표시 수출가격 상승으로,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을 약화한다. 수출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수출에 크게 의존하던 최근 경제 회복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원은 올해 11월 평균 달러-원 환율인 1,116원은 균형환율 1,184원 대비 약 5.7% 정도 고평가됐다고 평가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원화가치 강세 요인들이 누적되면 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한 시장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화 강세 시점을 기회로 자본재 투자, 해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제품 특화, 품질 향상 등 비가격경쟁력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