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자기자본이 감소하고 있어 재무건전성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행 지급여력제도의 관리와 함께 도입 예정인 새로운 보험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도 준비해야 함에 따라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자기자본은 108조 원으로 전년 동기 말 110조 원 대비 1.9% 감소했다.

자기자본 감소는 금리 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자기자본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리 추가 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와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자본확충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상승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국내 보험회사에 기회 요인임에도 자산만 시가평가하는 현재의 지급여력제도에서는 오히려 지급여력비율(RBC)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RBC 비율이 낮거나 보유채권의 회계상 분류를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한 보험회사들은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단기적인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은 현재 일부 부실한 보험사에 영향이 클 전망이지만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따라 보험업계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정부는 기존 원가기준 지급여력(RBC)비율 제도는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자산·부채의 변동성 등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한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해 시가평가에 따른 자본변동성 확대 등의 리스크 요인을 반영한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K-ICS 도입안 마련을 위한 필드 테스트를 시행했고 실무 테스크포스를 운영하면서 초안 작업을 하고 있다.

현행 지급여력제도(RBC 제도)에서는 금리위험을 보험부채의 최장 잔존만기를 한정하여 평가하지만, 신제도에서는 보험부채의 실질발생기간(보험계약의 잔여기간)을 대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이에 금리상승은 새로운 회계제도 시행에 앞서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 일부가 줄어드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는 보험사의 부채와 자산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데 부채가 자산보다 규모가 크고 만기도 길어 자산보다 부채 변동 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회계 제도가 도입되면서 경제적 금리민감도를 적용해 금리위험을 산출하면 대다수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지표가 급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보험회사가 금리위험을 실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자금차입 방식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보험회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경영과제는 금리위험관리"라며 "자금차입 방식을 다양화하면 부채듀레이션 축소와 동시에 자산듀레이션을 확대할 수 있어 전통적인 금리위험관리 방식인 보험상품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장기채권 매입보다 실효적"이라고 조언했다.

선진화된 회계 및 지급 여력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보험회사의 자본관리, 특히 자금조달구조(만기)도 국제적 정합성에 맞도록 자금차입 방식이 다양화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대한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보험회사는 현행의 지급여력비율 관리와 앞으로 도입 예정인 신지급여력제도 준비를 함께해야 하는 만큼 건전성 관리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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