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신호탄으로 금리 상승기가 본격 시작되면서 연기금들도 시장 상황에 맞는 채권 전략을 짜고 있다.

연기금들은 듀레이션 축소와 해외채권 확대 전략 등으로 금리 상승기에 대비할 계획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0일 이달 기준금리를 연 1.50%로 25bp 인상했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후 17개월 만의 금리 조정이다.

금리 상승이 대세가 되면서 연기금들도 새 시대에 맞는 채권 전략을 설정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벤치마크 위주의 패시브 중심 운용을 이어가지만, 듀레이션을 조정범위 하단 가까이로 맞추는 미세 조정으로 단기 시장 변동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 국내 국채 투자 비중을 서서히 줄이고 상대적으로 이자 수익이 높은 국내 공사채 및 은행채 비중을 확대한다.

내년까지 해외채권 환 헤지 비율을 0%로 맞춰 기금의 외부 충격 완충 능력 역시 높일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환 오픈 시 외환과 위험자산 간의 음의 상관관계로 기금 전체의 변동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공무원연금은 금리 인상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수익률 제고를 위해 액티브한 채권 운용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교직원공제회는 금리 상승기에 나타나는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를 이용,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수익률이 양호한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회사채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는 전략도 동시에 사용한다.

또 글로벌 우량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구조화 채권 비중을 꾸준히 늘리는 중이며, 투자 지역도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호주, 싱가포르 등으로 분산투자하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금리 상승기에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는 해외채권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조화 채권뿐만 아니라 선순위 담보부 대출펀드, 사모 부채펀드(PDF)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노란우산공제는 글로벌 채권 금리가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해 선진국 우량채권, 미국 금융과 정보기술(IT) 크레딧 채권을 주목하고 있다. 듀레이션을 다소 줄이면서 저평가된 우량채권을 발굴하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확대 전략에 따라 채권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투자 기간이 짧은 일반 채권이나 회사채를 추가 매입해 유동성을 확보한다.

금리 인상기에 대비해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하이일드 채권펀드, 장·단기 금리 차를 이용해 이익을 내는 금리 구조화 스와프(CMS) 등에도 투자한다.

경찰공제회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장·단기물 비중을 조정하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연합(EU) 선진국 채권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기금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향후 금리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여 시장에 큰 타격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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