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새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확대 계획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업확대와 함께 부채증가라는 달갑지 않은 손님도 맞이하게 됐다. 하필이면 장기저금리 국면을 마무리하고 금리인상기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LH의 자금조달 실무를 맡은 갈창훈 자금지원부장(사진)은 직접투자 사업비 절감으로 발행물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시장과의 소통을 위해 초장기물 발행은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갈창훈 부장은 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시장금리는 수출 호조와 정부 소득주도 경제성장 정책효과로 인한 내수활성화로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경우 중장기적으로 점진적인 상승이 예상된다"며 "LH의 원화 채권은 10년 이상 장기물 위주로 발행하되 시장수요를 감안해 30년 이상 초장기물 발행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회계상 부채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고금리 이자를 부담하는 자금 조달처를 줄이겠다고도 밝혔다. 일반채권과 해외채권, 유동화 업무 등 담당 파트와 협의해 철저하게 부채를 관리할 뜻을 전하면서 LH에 걱정하지 말고 투자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갈 부장은 한 때 과도한 부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채권 발행이 원활치 못할 때부터 사상 최저금리의 자금조달을 성공한 시기를 모두 겪은 베테랑이다. 다음은 갈창훈 LH 자금지원부장과의 일문일답.



--내년 국내외 시장금리 전망은.

▲내년에도 국내외 시장금리는 다양한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대세적으론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금리는 수출 호조와 정부 소득주도 경제성장 정책효과로 인한 내수활성화로 인해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경우 중장기적으로 점진적인 상승이 전망된다. 미국도 12월 금리인상이 유력하고 미 세제개편안 의회통과로 재정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국채발행 확대로 인한 전반적인 시장금리 상승이 점쳐진다.

--LH의 내년 발행여건 평가와 규모, 만기 비율 등 전반적인 발행 상황은.

▲공급 측면에서 그동안 공공기관의 부채감축 강화 기조로 발행물량이 지속 감소했지만, 새 정부의 공적기능 확대에 따라 발행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요측면에서는 그동안의 특수채 발행물량 감소에 따른 기관별 투자 한도 여력으로 만기상환물량 이상의 초과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보험권에 의한 초장기채 수요도 현재와 같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LH 발행규모와 만기 비율 등 발행계획은 내년도 운영계획과 예산 등을 반영한 자금계획을 기반으로 현재 수립 중에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으나, 사업 수지 흑자기조 유지와 사업방식 다각화로 인한 직접투자 사업비 절감으로 발행물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신규 발행에 대한 만기 비율은 해외채권과 용지보상채권의 만기가 5년 이하 단기인 점을 감안해, 원화 채권은 10년 이상 장기물 위주로 발행하되 시장수요를 감안하여 30년 이상 초장기물 발행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 부채확대에 따른 관리 기조와 각오는.

▲향후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도시재생사업 추진 등 공적 역할 확대로 인해 사업비가 증가하고 부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으로 사업 수지 흑자는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책사업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회계상 부채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사업 수지 흑자 재원을 활용하여 이자부담부채를 지속 감축함으로써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관리 기조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 금리인상에 대비, 금리변동의 영향이 큰 채권에 대해 지속 순상환하고 고금리 이자를 부담하는 기금차입금과 채권을 우선으로 상환해 나가고자 한다.

--올해 자금관리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신경 썼던 점과 어려웠던 점은.

▲올해는 새 정부 출범과 금융시장의 다양한 이슈로 인해 LH 사업환경과 자금조달시장에 많은 변화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여건에서 가장 중점을 둔 두 가지는 안정적으로 금융부채를 감축해 나가면서 동시에 전략적 채권 발행을 통해 금융비용을 최소화해 나가는 것이었다.

판매증가로 인한 분양선수금, 임대보증금 등 회계상 부채는 증가했음에도 사업 수지 흑자를 기반으로 채권 순상환을 늘리면서 약 6조7천억원의 이자부담부채를 감축했다. 대내외 전문가 자문을 통해 사전에 금융시장을 진단하고 전략적 자금조달을 통해 금리가 낮은 상반기에 원화 채권 발행을 완료함으로써 약 2조2천억원의 자금을 평균이율 1.85% 수준으로 성공적으로 조달했다.

--재무관리의 철학과 시장참가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자금조달 업무는 자금계획, 일반채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파트, 국제신용등급관리와 해외채권 관련 업무 담당 파트, ABS(자산유동화증권) 등 유동화 업무를 담당하는 파트로 업무가 나뉘어 있다. 조달규모가 정해지면 3개 파트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협의해 가장 저리로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2011년부터 자금조달 업무를 수행했는데 당시에는 LH 부채 규모와 관련된 논란이 이슈화되면서 채권 발행 자체가 어려워 사업도 축소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낸 적이 있어 사업축소,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부채 규모를 줄이면서 정상적인 채권 발행이 되는 것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큰 어려움을 겪은 후 LH 사업이 정상화되고 자금조달이 원활해진 상황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과거의 어려움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사업비 집행계획, 대금회수 계획 등이 포함된 자금계획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자금조달자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시기에 가장 저리로 조달하는 방안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내·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연구·분석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공적 역할 확대에 따라 LH의 부채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들이 많지만, 중장기 재무계획 등을 통해 부채는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므로 LH 채권에 투자했거나 하기를 원하는 분들은 부채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계속 투자해 주기 바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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