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신용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작년 9월 1.7%에서 올해 9월 1.0%로 하락했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드사의 수익성이 약화한 배경에는 규제 강화가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충당금 기준 강화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해 ROA가 하락했다"며 "마케팅 비용 증가도 영향을 미쳤지만, 이보다는 규제 강화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계부채 대책으로 카드사를 비롯한 2금융권에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올해 2분기부터 2개 이상의 카드론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를 고위험 대출로 구분하고 충당금을 30% 추가 적립했다.

또 자영업자 부담완화 정책의 하나로 8월부터 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연 매출 규모가 상향 조정되면서 3억 원 이하는 영세가맹점, 5억 원 이하는 중소가맹점으로 분류했다. 영세가맹점에는 0.8%의 수수료율이, 중소가맹점에는 1.3%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내년부터는 법정 최고금리가 현행 27.9%에서 24%로 낮아질 예정이어서 카드업계의 ROA는 추가로 악화할 공산이 크다.

카드업계는 이런 상황과 관련해 규제 강화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카드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ROA가 지속해서 낮아지는 추세로 카드업권의 영업환경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카드업계의 ROA가 은행보다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중위험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카드사의 수익성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충당금 기준이 강화돼 대손비용이 늘어났고, 마케팅 비용 부담도 커져 카드업계의 ROA가 하락했다"며 "카드사의 이익이 과거보다 줄었지만, 절대 규모는 작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둔화할 여지가 있는 만큼 당국은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업계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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