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12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할 점도표(dot plot)에 서울 외환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이후의 금리 인상 횟수를 통해 1,090원대에서 정체 중인 달러화의 연말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대체로 점도표상 내년 3회 금리 인상 횟수가 유지될 것으로 점치고 있었다. 14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도 유의미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13일 연준이 지난 9월 FOMC 이후 발표한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2.125%, 2019년 중간값은 2.6875%로 나타났다.

이번 FOMC에서 기준 금리가 1.25∼1.50%로 25bp 인상될 것이 기정사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3회와 2회 금리 인상이 시사된 셈이다.

관건은 내년의 금리 인상 횟수가 현재 시장 가격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에 올해 추가 금리 인상 자체는 현재 금리 및 환율에 녹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11월까지 추가 1∼2회 인상 가능성은 60∼70% 반영됐고, 2019년은 1회 정도다.

점도표가 3회로 유지되고, 물가 전망 등을 통해 내년 3회 인상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겠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달러-원 환율이 이를 반영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080원대를 다지고 올라온 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역송금 수요, 미국 세제개편안, 엔-원 재정환율 등을 고려하면 환율의 기본 방향이 위쪽이라는 인식도 이런 주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진부한 재료라고 하지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금리 인상 자체만으로 환율은 1,100원대로 뛸 것"이라며 "시장이 금리 인상을 만만하게 보는 듯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점도표에 변화가 없으면 달러-원 환율이 크게 변동성을 보이지 않는 범위에서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도 많았다. 매파적 FOMC 경계심이 해소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당분간 1,090원대 부근에서 정체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의 상당수가 이런 전망과 맥을 같이 하고 있었다.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도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이들은 판단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위원 세대교체를 앞두고 다음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적극적인 시그널을 제시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기저효과로 미국 물가는 내년 2월까지 하락세로 예상된다"며 "내년 첫 금리 인상 시기는 3월보다 6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점도표 상 내년 금리 인상 횟수가 2회로 낮춰지면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시장이 현재 2회 인상 정도를 예상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가이던스가 2회로 낮춰졌다는 데 반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을 반영해 내년 금리 인상 횟수가 4회로 올려질 경우에는 일시적인 상승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준이 물가 부진 상황에서도 실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달러화 상승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

내년 3회는 유지된 채, 2019년 금리 인상 횟수가 기존 2회에서 3회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때 달러-원 환율은 조금 오를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FOMC 전후로 달러 강세와 약세가 나타났던 패턴이 반복되겠지만 당분간 1,090원 선 정도는 지지받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세제개편안에 따른 재정적자 우려로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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