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들은 대체로 부채가 늘었다. 시장금리 상승세 속에서 조달 만기에 대한 고민 속에 장기투자기관과 소통하며 이자비용 절감의 줄다리기를 벌였다.

19일 연합인포맥스의 장외채권 잔고 현황을 보면 전일 기준으로 국내 공사·공단채는 총 346조6천8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채권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 해 동안 약 3조원 가량이 증가했다.

국내 SOC 등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은 부채가 다소 증가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약 3조원을 절감했지만, 한국도로공사(도공)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약 1조원가량이 확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LH와 도공은 부채가 늘어날 전망이고 코레일은 그 반대의 상황이 계획됐다.

도공은 올해(12월 18일 현재까지) 발행한 22개 채권 종목 중 만기 5년 이하의 중·단기물이 5개뿐이다. 나머지는 만기 7년부터 시작해 최장 30년까지다. 가장 금리가 낮은 종목은 올해 2월에 발행한 5년물로 2.015%다. 도공은 높은 신용등급과 재무건전성을 보유한 탓에 가장 금리가 높은 30년물 종목도 2.66%를 나타냈다.

코레일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발행한 채권 중 중단기물의 비중이 33% 정도다. 다수인 30년물의 발행금리는 최대 2.646%를 넘지 않았다. 올해 3월에 발행한 3년물은 1.809%의 금리를 기록했다.

일반채권과 용지보상용 채권 등 여러 종류의 채권을 발행하는 LH도 자금조달의 만기가 장기물에 집중된다. 주택이나 SOC 관련 사업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탓이다. 이 때문에 SOC 공기업은 재무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다.

만기가 길수록 이자가 비싸다는 특징에 공기업의 만기조절은 고민을 추가하는 요소다. 단기물과 장기물의 금리차를 50bp(1bp=0.01%포인트)만 잡아도 1천억원을 발행했을 때 연간 5천만원의 이자비용이 더 든다.

특히, 올해처럼 금리상승기일 때 더 부담이다. 당장의 이자비용을 줄이려면 단기물이 유리하지만, 잦은 자금조달이 시장 불안과 만나면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공기업 재무담당자들이 시장과 늘 소통해야 하는 이유다.

올해 공사·공단채는 기금과 보험, 은행권의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현재 전체 공사·공단채의 85.5%를 이들이 보유했다. 작년 말에는 이 비율이 83.8%였다.

한 보험사의 관계자는 "정권 교체 이후 조직 불안정성이 사라진 공기업들의 장기물 채권에는 장기투자기관의 매수가 여전할 것이다"며 "부채가 증가하는 SOC 공기업들도 재무구조가 나빠지는 모습은 아니어서 수요가 견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재무 전망(자료: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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