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송도 국제업무단지(송도 IBD사업)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출자사 간 극한 대립으로 부실화하면서 주요 출자자인 포스코건설에 대해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시행 파트너의 채무를 대신 갚아주면서 우발채무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인데 양보 없는 치킨게임이 포스코건설에 미칠 재무적 영향이 관건으로 지목됐다.

20일 연합인포맥스의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를 보면 포스코건설은 올해 3·4분기까지 1천439억원의 순이익을 쌓았다. 누적 영업이익은 2천268억원가량이지만, 매 분기 1천억원이 넘는 금융원가 부담이 작용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점차 개선되는 실적에도 신용평가업계는 포스코건설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업체·developer)인 게일 인터내셔널과 함께 추진하는 송도 국제업무단지(송도 IBD사업) 개발사업에서 우발채무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도 IBD사업은 게일 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각각 7:3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시행을 맡았다.

포스코건설은 이달 NSIC가 갚지 못한 채무 1천301억원을 대위변제했다. 지난 6월에도 3천600억원을 갚아줬다. 최근 송도 IBD사업의 진행이 더뎌지면서 제때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탓이다.

지금까지 패키지4와 패키지1에서의 대출금을 포스코건설이 갚았는데 남은 패키지에서의 우발채무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포함 1조원 이상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은 그간의 부실한 해외사업의 영향으로 올해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됐다. 총 사업비가 약 22조원인 송도국제도시 개발의 방향에 따라 포스코건설은 또 재무적 위험을 안을 처지인 셈이다.





<포스코건설 신용등급 변화>

송도 IBD 개발사업은 지난 2015년 스탠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이 자신에게 부과된 1천억원대 소득세 등을 포스코건설과 나눠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연됐다. 포스코건설은 이를 거부했고 양측의 대립이 깊어지면서 인천경제청이 중재에 나섰다.

게일 인터내셔널은 포스코건설을 빼고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은 이에 대한 조건으로 미지급 공사비와 보증 등의 재무적 부담을 모두 해소해달라고 요구했다. 게일 인터내셔널은 이를 수용하면서 반대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NSIC가 송도 개발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당초 NSIC가 포스코건설의 재무적 부담을 해소할 기한은 이달 11일이었지만 다시 내년 1월 18일로 미뤄졌다. NSIC가 해소해야 할 포스코건설의 재무적 부담은 ▲미지급 공사비 및 이자 약 7천500억원 ▲대위변제금 및 이자 약 4천200억원 ▲ NSIC PF 보증 약 1조4천700억원 등 총 2조6천억원이다. 막대한 부담에 포스코건설을 대체할 투자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내년에 게일 인터내셔널이 새 파트너를 구하지 못하면 포스코건설이 다른 투자자를 찾아야 할 상황이다"며 "새로운 투자자와 지분 관계가 정해지면 이에 따라 구성된 이사회의 결정으로 송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건설의 대위변제가 당장 재무구조를 악화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다만, 송도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대위변제를 해주면서 담보권 처분에 대한 권리도 얻게 된다"며 "송도는 과거보다 가치가 크게 올라 시기의 문제만 있을 뿐 상환금을 되찾아 올 정도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포스코건설을 대체할 투자자를 한 달 안에 찾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한데 게일 인터내셔널이 NSIC의 지분가치를 재평가해 매우 높은 가격을 부를 것이다"며 "송도 사업이 활발히 진척되는 시나리오가 가장 좋지만, 어느 쪽도 쉽게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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