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지방을 중심으로 국내 주택분양경기가 가라앉으며 부동산 전업 신탁사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분양경기가 급락하면서 미분양이 확산할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인데 신탁사들의 유동성 대응 능력이 관건으로 지목됐다.

26일 주택산업연구원의 분양경기 실사지수(HSSI)를 보면 이달 전국 HSSI 전망치는 67.3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4.7포인트 낮아졌다. 서울이 84.8, 지방이 65.9로 격차가 심하다. 충북과 경북은 50대에 머무는 상황이다.





HSSI는 주택사업을 하는 건설사에 설문한 결과를 수치화한 통계다. 기준치를 100으로 부정적인 응답이 긍정보다 많으면 내려온다. 지방 분양시장에서의 체감경기가 그만큼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부진한 분양경기는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국 예상분양률은 70%를 밑돈다. 서울만 90.6%로 준수하고 다수 지역이 60%대다.

이는 신용평가업계가 최근 차입형 개발신탁 비중이 큰 일부 신탁사에 대해 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대한토지신탁의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한 계단 내렸다.

윤성국 나이스신평 선임연구원은 "부동산신탁사의 수익규모와 상관관계가 높은 주택착공물량이 2018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손 규모와 연관성이 큰 주택 미분양물량도 2015년 말부터 지방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며 "차입형 토지신탁의 수익비중 상승과 부동산경기 둔화로 인해 향후 회사의 수익성과 사업 안정성이 약화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대한토지신탁의 일부 사업장이 HSSI가 낮은 지역에 포함된 점이 신용위험을 높였다. 대토신은 경상도, 충청도와 수도권 외곽인 안성, 이천 등에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이 자리했다. 이들 사업장이 부실화하면 대손 비용과 단기조달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HSSI가 이 상태를 지속하면 다른 신탁사들도 차입형 토지신탁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건설사들은 HSSI 설문에서 앞으로 1년간 분양사업이 유망한 지역으로 ▲서울 ▲경기 ▲부산 ▲세종을 꼽았고 나머지는 앞으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구조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윤 연구원은 "사업위험 측면에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과 수익구조의 다각화가 중요해질 것이다"며 "차입금 조달구조, 유동성 비율 등을 비롯한 회사의 유동성 대응능력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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