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년 연속 2.0%를 밑돌 것으로 예상돼 기준금리 인상 신중론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합인포맥스가 전일 금융기관 7곳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3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월 대비로는 0.10% 높은 수준이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되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인 2.0%를 밑돌게 된다. 이 수치는 2013년 이후 작년까지 4년 연속 2.0% 선을 하회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지만, 11월에 도시가스 요금 인하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1.3%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기대감이 희석됐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1월까지 누계로 2.0% 선을 턱걸이하고 있는 상태다. 12월 및 연간 상승률은 이달 29일 발표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이 11월 중 많이 꺾였다"며 "12월에 수치를 많이 끌어올릴 만한 요인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0%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금융통화위원회 내에서 기준금리 인상 신중론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7년 22차(11.30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진 조동철 위원은 금리를 올릴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견실하다고 판단하기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또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축소될 경우 기조적 물가 상승률을 목표 수준으로 수렴시키기 어려울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금리 인상에 동의했지만, 시점에 대해선 확신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아직 경기회복을 충분히 체감하기 어렵고, 물가 수준도 물가안정목표를 기조적으로 상회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11월이 통화정책방향을 시급히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경제전망이 구체화하는 연초가 (금리 인상에) 더 바람직하다고 전제한 후 인상 시기를 한두 달 앞당겨 11월에 인상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증권사 딜러는 "점도표상 내년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달 금통위 분위기와 물가 동향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내년에 두 차례 인상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그러나 한두 달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기대 물가 목표 달성과 관련한 큰 그림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 선을 밑돌더라도 상당히 근접하는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기조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선 최근 한두 달 소비자물가가 하락한 데 주목하기보다는 근원 물가 동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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