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올해 국내 건설사 채권은 작년처럼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고금리 매력이 두드러지며 수요가 꾸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인상이 재현되면서 변동성은 조심해야 한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2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시가평가 일별 추이(화면번호 4789)를 보면 신용등급 'A'의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지난해 말, 3.339%에 마감했다. 같은 만기 국고채보다 120.5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작년 초에는 A급 회사채와 국고채의 금리차(스프레드)가 140bp 정도였다. 1년 새 20bp가량 축소됐다. 이 스프레드가 적을수록 A급 회사채가 국고채에 가까운 평가를 받는다. 작년 A급 회사채는 금리 인상 국면에서 고금리 매력이 재평가되며 스프레드 축소에 성공했다.

국내 건설사 채권이 스프레드 축소에 앞장섰다. 주택 호황기에 수주한 물량이 견조한 실적을 이끌면서 그간 위험산업으로 분류된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해도 신용등급이 A급에 몰려있는 건설채는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초대형 IB(투자은행) 증권사가 출현하는 점이 호재로 분석됐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A급 회사채는 석유화학, 건설 등 구조조정 관련 부담에 노출된 산업군 비중이 높아 소외받았다"며 "초대형 IB 증권사 관련 수요기반이 생기면서 A급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A등급은 상위등급보다 짧은 만기에도 더 높은 이자수익을 지급한다"며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 짧아 금리상승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똘똘한 A급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미국은 3차례가량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우리나라도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 변수로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 발행·유통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기관투자자 수요가 예민한 만큼 변동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박정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회사채 만기 규모는 40조원인데 업종별로 보면 금융지주, 화학, 건설, 증권, 운송 등의 순으로 많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이 집계한 건설채의 올해 만기도래 규모는 3조원 정도다.

이어 "국내외 경기 개선과 신용등급 하향조정 마무리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강세 요인이 많은 편이지만, 건설업종은 수주부진에 의한 매출 급감, 민자발전 공급과잉 및 해외건설 부실 등으로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가 상승세와 비트코인 등 대체 투자상품의 출현으로 건설채의 투자 저변을 확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건설사 기업어음(CP)이나 중단기 채권에 아직 개인투자자들의 신뢰가 견고하지 못하다"며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건설업을 일시적으로 외면하면 차환 등에서 금리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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