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이슈가 올해 내내 서울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재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기 국고채 매입 규모 축소가 일본 통화정책 정상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고, 중국이 미국 국채 투자에 있어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지난주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재료에 기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10일에는 BOJ발 글로벌 금리 상승 재료를 반영해 2.637%로 7.2bp 상승했다.

BOJ는 하루 전인 9일 잔존만기 10년 초과 25년 이하 국채 매입 규모를 1천900억 엔으로 기존보다 100억 엔 줄인다고 발표했다.

BOJ가 해당 만기 국채 매입액을 줄인 것은 201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여온 BOJ까지 긴축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11일에는 2.589%로 4.8bp 반락했다.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축소하거나 중단을 고려 중이라는 외신 보도를 중국 당국이 전면 부인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전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해당 소식을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밝힌 뒤 "이 뉴스는 잘못된 정보 출처를 사용했거나 가짜 뉴스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내에선 이들 이슈가 올해 서울 채권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 딜러는 "BOJ가 초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한 배경에는 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된 금융권의 요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이유야 어떻든 이번 조치는 BOJ 출구전략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채 매입 규모 축소는 금리 인상과는 거리가 멀지만 넓은 의미로 봐서 출구전략의 하나로 봐야 한다"면서 "BOJ가 또다시 이런 조치를 취하면 시장의 심증은 확신으로 바뀌고, 반응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 규모 축소 문제도 또다시 이슈화될 수 있다.

중국이 미국의 적극적 재정정책이나 미국과의 통상분쟁을 이유로 미국 국채 투자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딜러는 "미국 국채 최다 보유국인 중국 입장선 미국의 국채 발행 확대는 발행자의 물량관리 실패로 보일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선 매수 물량을 줄이거나 매수 시점을 연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의 통상분쟁도 중국의 변화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중국발 뉴스가 서울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11일 "미국이 일방적인 무역보호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 기업의 이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발표는 최근 중국 당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중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맞물려 중국이 본격적으로 미국의 보호주의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1천억 달러 수준이고 이 가운데 1조2천억 달러가 미 국채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채의 전체 규모는 14조5천억 달러 수준이다.

hy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