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곧 반등할 것이라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심리적 하한선인 1,060원의 단단함이 확인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매파적인 재료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17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063.9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2.70원) 대비 2.15원 오른 셈이다.

그간 달러 약세에 지난 8일과 15일 장중 1,05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외환 당국 추정 실개입에 따른 경계심과 역내외 숏커버로 대체로 1,060원대에선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연준의 베이지북 발표를 하루 앞두고 매파적인 스탠스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유가 상승세 속에 미국 근원물가 호조를 확인한 후 발표되는 만큼 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베이지북에서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를 확인할 경우 그간 과소평가된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가 두드러지면서 달러-원 환율의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미국 지표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늘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월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또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3%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인 0.2%를 상회했다. 2017년 1월 이후 최고치다.

민경원 우리은행 외환(FX)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베이지북 발표가 우리나라 시간으로 새벽 네 시에 발표돼 장중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으나 NDF를 통해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 근원물가가 올라가면서 연준이 이전만큼 물가에 대해 약한 모습 보이진 않을 것이고 통화 긴축과 관련해 공격적인 분석을 낸다면 최근의 하락폭을 다 되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1,075원을 1차적인 고점으로 보고 달러-원 환율 반등 쪽으로 무게를 싣는 외환딜러들도 늘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아무래도 미국 금리 인상 지연의 가장 큰 요인이 물가였는데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을 포함해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속에 국채 금리가 올라 달러화도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베이지북에서 물가 상승 기대가 커지면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두 번이 아니라 세 번까지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우세한 가운데 대기하고 있는 네고 물량이 많아 고점은 1,070원대 초중반에서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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