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올려놓으면서 연중 금리인상이 재개된다는 예상이 여전하다. 미국과 함께 우리나라가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 국내 집값은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인상 초기에는 서울이 가장 취약할 것으로 진단됐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은 최근 공개한 '금리인상이 지역별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 심층 분석에서 국내 실질주택담보대출금리가 0.25%포인트(25bp) 상승하면 수도권 주택매매가격 변동률이 0.05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도 같은 수준의 하방압력이 전달될 것으로 예측됐다.

금리인상 8개월 후에는 수도권 집값에 충격이 -0.389%포인트까지 쌓이고 지방은 -0.474%포인트까지 축적될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까지 지방이 수도권보다 더 큰 충격을 떠안을 것으로 판단됐다.

이후에는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가 다소 줄어 금리인상 1년이 된 시점에는 수도권 -0.426%포인트, 지방 -0.485%포인트로 추정됐다.

대도시별로 금리인상의 충격을 계산하면 단기적으로는 서울의 집값이 가장 취약했다.

서울의 집값은 금리가 인상되고 1개월 후에 -0.010%포인트 떨어지는 효과가 집계됐다. 이후 금리인상이 지난 반년 시점까지 서울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컸다. 이 때문에 금리인상 9개월까지는 서울의 집값 하락률이 전국 주요 대도시 중에서 최고다.





다만, 서울은 금리인상 후 1년이 지나면 더 이상 집값 하방압력이 추가되지 않았다. 다른 대도시는 금리의 악영향이 계속 커지거나 지속해 중장기적으로 서울의 집값 하락률을 넘어섰다.

서울의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만큼 금리에 민감했다가 빠른 회복력을 보이는 셈이다. 울산 집값은 처음에는 금리가 핵심 변수가 되지 못하다가 나중에 크게 작용했는데 자금조달이 필수인 산업들이 지역경제의 주축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과 광주는 상대적으로 금리인상의 영향이 제한됐다.

경기도는 금리인상 6개월 후 -0.041%포인트의 영향을 받고 1년째에는 -0.057%포인트의 하방압력이 쌓였다. 수요와 공급이 많아 상대적으로 반응이 민감하지 않다고 한국감정원은 설명했다.

충북과 충남, 전남 등은 금리인상 1년 후에도 가격하락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금리인상 이후 이들 지역의 집값이 내려갔다면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를 분석 시계열로 설정하고 금리인상이 지역 경기와 거래량, 미분양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대입했다. 한국은행은 이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0.1%포인트 높여 3.0%로 내다봤다. 미국 등이 금리를 올리면 따라갈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박진백 한국감정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미국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회복 등에 의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다"며 "현재는 금리인상에 지역별 주택시장이 차별적으로 반응하는 원인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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