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종료 이후 여파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3년 셧다운 전후 달러-원 환율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23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 셧다운 사태에 반등해 1,070원대로 상승 마감했으나 간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1,060원대 후반으로 반락했다.

간밤 미 상원의 임시예산안 가결에 이어 하원까지 임시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사실상 셧다운이 종료됐으나, 이번 예산안은 다음 달 8일이 기한인 초단기 임시예산안인 만큼 관련 우려는 지속할 수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셧다운 이슈 자체는 글로벌 달러 약세 재료나 증시에서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줬던 만큼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들은 5년 전 셧다운 당시와 환율 흐름과 비슷한 만큼 달러-원 환율 상단이 제한된 후 반락하는 횡보 장세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2013년 10월 1일 민주당과 공화당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를 둘러싸고 2014년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고 미국 연방정부는 16일 동안 셧다운에 들어간 바 있다.

그 전까지 달러-원 환율 흐름을 보면 같은 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쇼크로 급등해 6월 25일 1,163.50원 연고점을 찍었으나 이후 오히려 국내로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반락했다.





<2013년 셧다운 전후 달러-원 환율 흐름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달러-원 환율은 셧다운 기간에 들어서자 하락세를 잠깐 멈추는 듯 했으나, 셧다운 해제 후 재개해 하람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졌다.

경제 지표도 예상치를 웃돌면서 달러-원 환율 하락 재료를 더했다.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나 고용부문 타격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같은 해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돈 바 있다. 11월 민간부문 고용도 21만5천명 늘어나면서 시장 예측치인 17만3천 명을 상회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 10월에 셧다운 당시 상황을 보면 실물경제 지표도 괜찮았고 증시 영향도 크지 않았다"며 "정부 폐쇄가 일어나면서 폐쇄 기간 동안 원화 강세 베팅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서 달러-원 환율이 더 하락하지 않고 횡보하다가 셧다운이 해제되기 하루 이틀 전에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셧다운 이슈가 빨리 매듭이 지어지면 원화 강세 쪽으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이후 기존 저점인 1,050원대 후반까지도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딜러들도 셧다운 종료에 대한 기대를 키우면서 달러-원 환율 하락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셧다운 이슈가 매년 반복되고 있고 영향 또한 오래가지 못할 재료라고 본다"며 "일단은 위험자산 회피 재료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원화 강세 재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도 "처음에 셧다운이 시작될 때부터 일주일 이상은 가지 않으리라고 봤다"며 "셧다운으로 인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던 부분이 풀리면서 이에 따른 환율 영향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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