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런던 대담에 대해 기존 입장을 반복한 데 그쳤다면서도 이를 빌미로 일부 숏커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9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40.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6.90원) 대비 3.65원 오른 셈이다.

달러화는 옐런 의장의 대담 내용이 나오기 전부터 강세를 보였다.

옐런 의장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물가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진단한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매파적인 시각을 피력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일부 숏포지션이 정리되면서 1,130원대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옐런 의장이 기존 입장을 반복한 데 그친만큼 달러화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옐런 의장은 영국 학사원에서 글로벌 경제를 주제로 대담에 나서 당분간 낮은 금리가 이어질 것이고 금리는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어 은행 시스템이 과거에 비해 더욱 견고해졌으며, 연준의 조치로 우리 생애에 또 다른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옐런 의장이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에 그쳤지만 이를 빌미로 달러 숏커버가 일어날 수 있다"며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숏포지션이 이미 대부분 정리된 만큼 큰 폭으로 오르진 못하겠으나 저점 매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원 환율이 계속 레인지에 갇혀 있어 1,130원대는 지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옐런 의장이 점진적 금리 인상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거라 내용상 큰 변동 사항은 없었지만 시장에선 그간 글로벌 달러 약세를 일부 되돌리는 재료로 해석했다"며 "다만 강하게 매파적으로 발언한 것은 아니라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옐런 의장의 발언 영향력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서의 재료로 시선을 옮겨가기도 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성장세가 추세를 상회하면서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해 유로화 강세, 달러 약세 가능성도 있다.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10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고, 유로화는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모두 1% 이상 급반등했다.

A은행 외환딜러는 이어 "유로화가 드라기 총재 발언에 강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달러화가 약세를 보여 옐런 의장의 대담 영향이 상쇄됐다"며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에선 영향이 있겠지만 달러-원 시장에선 비교적 영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옐런 의장이 크게 매파적이진 않았고 저금리가 유지된다는 등 교과서적인 발언에 그쳤다"며 "드라기 총재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시사도 달러화 하락 재료나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으로 1,130원대가 지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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