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그동안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어느 한 상품만 일방적이고 공격적으로 다루기보단 다양한 시장의 추세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돌아온 베테랑. 박상배 IBK기업은행 자금운용부장이 금융시장의 최전선으로 돌아왔다.

박 부장은 21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행원 때 트레이딩을 많이 해서 낯설진 않지만, 자금운용부서 전체를 담당하는 위치다 보니 어깨가 무겁다"며 소회를 밝혔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외환, 채권, 주식 분야에서 다양하게 딜링 경력을 쌓은 박 부장은 2001년 포렉스클럽의 '올해의 딜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스가 기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대해서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금융시장이 미 시장에 동조하고 있지만 일시적일 수 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도 무작정 올릴 경기 상황은 아니다.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를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 흐름과 관련해서는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최근 달러-원 환율이 내려올 때 반등을 기대하고 매도 기회를 놓친 업체나 개인이 많았는데 이달 초 다시 1,090원대까지 올라가니 매도가 많이 나왔다"고 진단했다.

박 부장은 1991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1994년부터 딜링룸(국제금융팀) 생활을 시작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파고를 온 몸으로 겪기도 했다.

이후 자금부와 자금운용부에서 일했으며 부산 영도지점장과 남대문지점장을 거쳐 올해 1월 자금운용부장으로 이동했다.



다음은 박상배 부장과의 일문일답.

-- 자금운용부서를 이끌게 됐는데 소감은.

▲행원때 트레이딩을 많이 해서 낯설진 않지만, 자금운용부서 전체를 총괄하는 위치다 보니 어깨가 무겁다. 그간 젊은 직원들로 많이 바뀌었다. 딜러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고, 직원들의 경력 개발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

--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을 어떻게 보는가.

▲그동안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가격도 많이 올랐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어느 한 상품만 일방적이고 공격적으로 다루기보단 다양한 시장의 추세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국내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됐다. 과거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12배 정도 유지했는데 최근에는 9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미국은 18∼19배로 굉장히 높다. 다른 선진국도 평균 15배 정도다. 일부 종목들 빼면 주식 시장에 메리트가 있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 시장은 금리 급등 시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우리도 무작정 올릴 경기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금리 올라가는 속도를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

현재 금융시장이 미국 시장에 동조화하고 있으나 일시적일 수도 있다. 국내 주식 시장도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 외환시장은 어떻게 보나.

▲달러 약세 흐름의 지속 여부가 관건이다. 미국 입장에선 달러 약세가 좋은 상황이다. 해외 채무도 많으니까 약세로 가야 무역도 활발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무역수지가 언제나 흑자니 달러 예금이 많이 쌓여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내려올 때 반등을 기대하고 매도 기회를 놓친 업체나 개인이 많았는데 이달 초 다시 1,090원대까지 올라가니 매도가 많이 나왔다.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상단에서 물량이 나오면서 반락하는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85억 달러 흑자가 올해도 유지된다면 계속 달러 공급 요인이 살아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아 원화 강세 속도 조절은 있을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이 유지되는 정도에선 강세 속도가 제한될 것이다.

-- 최근 원화 강세 흐름에 중소기업의 환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는데.

▲직원들이 업체를 방문해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 작년에는 업체 방문 계획을 350번 정도 로 잡았는데 올해는 370번 정도로 늘렸다. 영업점 교육도 150번 정도 계획하고 있다. 영업일을 250일로 보면 하루에 2곳 정도는 돌아야 한다. 하루종일 상주하면서 컨설팅하는 방식도 시도하고 있다.

환리스크를 위해 원화 강세에 적절히 대비하는 헤지하는 전략을 알려준다. 선물환 거래는 이익을 픽싱하는 개념이어서 안전하게 영업이익을 확보하려면 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 미 연준 수장이 바뀌었는데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은.

▲수장이 바뀌었다고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긴 힘들 것이다. 이달 초 주식 시장이 폭락했을 때도 백악관에서 즉각적으로 시장 달래기에 나서지 않았나. 연준도 금리를 스케줄대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가 결국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시점인데 인플레 우려가 시장에 엄청나게 작용한다면 연준에서도 이를 진화하려 할 것이다.

-- 올해 역점을 두고자 하는 분야는.

▲파생상품 시장이 많이 죽었는데 영업과 연계해 성장시켜야 할 것으로 보이고, 자산운용 배분 스킬도 계속 키울 계획이다.

다양하게 자산 배분을 할 수 있는 글로벌 데스크를 만들었다. 거창한 건 아니고 한 데스크에서 원화와 외화 채권ㆍ주식 구분 없이 할 수 있게 하려 한다. 방향성 거래도 있지만, 스프레드 거래 등 다양한 거래 기법도 나올 수 있다. 은행 고유자본을 갖고 운영하는 부서여서 고민이 많다. 4명 정도로 운영한다.

-- 부서 인력 운영에 대한 계획은.

▲새로 부서 들어온 직원들이 기본적 소양이 갖춰질 수 있을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 교육 과정도 글로벌화됐다. 아시아 섹터로 은행들이 나가고 있는데 자금운용 수요가 많아질 것 같아서 이를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 기업은행에서도 내부적으로 신입 직원이 들어오면 각 파트별로 아카데미가 있다. 섹터별로는 오래 있을수록 좋을 수도 있고 여러 시장 보면서 통찰력 기를 수도 있어서 적절하게 조화를 갖춰야 할 것이다.

-- 직원들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전문적으로 해당 분야에 공부를 많이 하고 트레이딩 열심히 해서 통찰력을 가지라고 하고 싶다. 요즘은 정보는 충분하지만 이를 어떻게 선택하느냐가 문제다. 수익 잘 내는 게 우선이지만 본인들의 능력도 많이 개발했으면 좋겠다. 업무 특성상 스트레스도 많아서 적절하게 이를 풀 취미든 뭐든 가졌으면 한다.

부서장으로 발령받은 지 한달됐다. 트레이딩룸은 매일 결산을 하고 개별 딜러들이 리스크 한도 내에서 트레이딩을 하기 때문에 지점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 원래 전반적인 시장을 봐 왔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는 어렵지 않다. 시장을 모르면 결과만 갖고 평가하기 쉽지만, 시장에 들어와 보면 중간 중간 고비마다 수많은 선택 사항이 있어 이를 고려하려고 한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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