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2일 미국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전반적으로 예상한 수준이었다면서도, 장기성장률과 근원물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매파적으로 해석됐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미국 채권금리가 상당폭 상승했는데 한국과 미국의 경기·물가 수준 차이가 큰 만큼 양국의 채권금리는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미국 채권금리는 21일(미국시간) 연방준비제도(Fed)의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 자신감에 올랐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6.23bp 오른 2.9500%를 기록하며 201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채 금리도 4.32bp 상승한 2.2661%를 나타내며 2008년 9월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있었지만,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회의록 내용이 전반적으로 예상했던 수준이라면서도 세부 내용이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국 장기금리가 오른 것이 의외다"며 "미국이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4회로 늘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이날 시장은 급등한 미국 장기금리를 반영해 약세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선물사의 한 중개인은 "장기성장률에 대해 매파적으로 발언했고, 근원물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이 다소 매파적이었다"며 "국내 시장은 장 초반 미국 금리를 반영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증시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증시가 명절 연휴 이후 처음 개장하는데 중국 시장 영향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한국은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가 있는데, 미국의 통상압박과 가계부채, 고용 부진 등은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국내 시장은 약하게 시작하겠지만, 이미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한 수준이라 저가매수도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물가 여건이 서로 다른 만큼 한미 금리역전이 심화할 수 있다.

이 채권 운용역은 "FOMC 변화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을 가속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아직 한미 경기와 물가 수준의 차이가 크다"며 "결국 한미 금리가 50bp가량 역전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이 4차례 금리 인상에 나섰던 것은 2006년이 마지막이었는데 그때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2.7% 수준이었다"며 "올해 미국은 11월 중간선거와 경제지표 혼조 등으로 4번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이는 결국 각국의 통화정책이 차별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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