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왕' 빌 그로스가 채권시장의 약세 장세를 선언한 이후 미국 국채를 내다 팔면서도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와 외국 채권 등을 사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그로스의 현재 미국 국채 노출(익스포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야누스헨더슨 글로벌 무제약채권펀드(Global Unconstrained Bond Fund)는 미국 국채와 그와 연관된 섹터에 다소 부정적인 노출도를 나타내고 있다.

그로스는 지난 1월9일 자신이 재직 중인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늘 채권시장의 약세장 돌입이 확실해졌다(confirmed)"고 말했다. 당시 국채 5년물 금리는 2.30%를 넘어섰고 10년물 금리는 2.5% 중반대로 급등했었다.

채권왕은 미국 국채를 내다 팔면서도 채권시장은 벗어나지 않고 있다.

최근 공개된 그의 펀드 포트폴리오 내용에 따르면 그로스는 미국 고등급·고금리 채권과 비미국 회사채(최대 투자처는 네덜란드), 비미국 국채(아르헨티나 국채 등) 등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이외 국가의 채권, 즉 글로벌 채권은 올해 초순까지 얼마 안 되는 채권 승자 중의 하나라고 CNBC는 설명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 21일까지 양의 수익을 낸 채권 뮤추얼펀드는 5개 종류에만 국한된다. 현지 통화로 표시된 신흥채권펀드, 글로벌채권펀드, 은행대출펀드, 초과매도 채권펀드, 무제약포트폴리오와 같은 비전통적 채권펀드 등이다.

재정 자문기관인 웰스케어(Wealth Care) 설립자 스티븐 포드노스는 채권왕이 미국 이외 자산을 가진 게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 수년간 고객을 위해 세계 채권을 사들인 그는 "외국 채권을 사들이기에 지금은 좋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포드노스는 "미국은 채권금리가 오르고, 인플레이션도 잠재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두 가지 모두 국내(미국) 채권에 좋은 요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일반적으로 외국 채권은 국내 채권과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로스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크게 투자하는 채권은 고등급 회사채이고, 이어서 고금리채권을 담고 있다.

그는 작년 연말 투자자들에게 "3년 이하 듀레이션의 고금리 회사채는 종종 시장에서 간과하는 매력적인 수입원"이라고 조언했었다.

올해 들어서부터는 미국 시장 노출도 자체도 줄이고 있다.

야누스 펀드 웹사이트에 공개된 포트폴리오 내용에 따르면 지난 1월31일 현재 미국 채권에 대한 펀드 노출도는 작년 연말 87%에서 70%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 연말 이후부터 글로벌 채권에 더욱 치중하고 있는 셈이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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