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외 금리 상승세 속에서 일부 대형건설사들은 호흡이 빠른 기업어음(CP) 만기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진단됐다. 상반기에 총 8천500억원의 만기가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세가 예상보다 약한 건설사들의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진단했다.

26일 연합인포맥스의 단기자금 CP·전단채 일별 발행사 잔액(화면번호 4717)을 보면 시공능력평가 10위(2017년 기준) 이내 건설사 중 이날부터 상반기 말까지 CP 잔액이 도래하는 건설사는 총 4곳이다. 삼성물산이 3천1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뒤이어 ▲포스코건설 3천억원 ▲대우건설 1천400억원 ▲SK건설 1천억원 순이다.

국내외 금리 상승세 속에서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CP가 증가했다. 신용등급 'A2-'를 기준으로 현재 CP 잔액이 7조5천억원 내외다. 작년 2월에는 3조5천억원 수준에 그쳤다. 신용등급이 더 높은 'A2+'는 작년 4조원에서 현재 4조9천억원으로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만기가 짧은 구간으로 자금조달 수단을 이동하면서 이자비용을 낮추려는 전략들이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CP를 통한 자금조달에 치중한 기업들은 만기 소화에 호흡이 짧아졌다.

상반기 CP 만기를 맞는 건설사 중에서는 삼성물산의 CP 신용등급(A1)이 가장 높다. 포스코건설(A2)이 다음이고 대우건설과 SK건설은 'A2-'로 같다.

국내 CP 시장이 양적 확대를 지속하는 만큼 건설사들도 발행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기금리 상승세도 진행 중이다. A2- 신용등급 CP의 6개월물 금리는 2.54%에 형성 중인데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가 가파르다.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실적 개선세가 더딘 건설사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은 작년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세다. 작년 1·4분기에 1천300억원을 넘겼는데 다음 분기에 600억원대, 3분기에 276억원이다. 대우건설은 작년 4·4분기에 1천43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현금수급이 지연되고 우발채무 등 예기치 못한 사태에 CP로 대응할 수 있는데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유동성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른다는 위기가 감지됐을 때 발행 규모를 무리하게 늘리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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