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기획재정부가 50년물 발행 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채 3월 국고채 발행 계획을 발표해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의 초장기물 수요 전망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기재부가 발행 3~4일 전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수요 조사를 토대로 국고채 50년물 발행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생보사 자산운용담당자는 5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규제 대응 필요성이 있어 보험사들의 국고채 50년물 수요는 상존한다"며 "발행 규모가 2천억~3천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 물량은 보험사와 연기금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작년 3월 국고채 50년물 발행 때와 비교하면 금리 절대 수준도 올라와 있고, 해외 채권 대비 국내 채권의 투자 매력도 긍정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수요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달 중순에 있을 50년물 발행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기재부는 이달 중순 경쟁입찰 방식으로 국고채 50년물 1차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며, 올해 분기별로 50년물 수요 조사를 해 '일정 수요 이상'일 경우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기재부는 일정 수요 이상의 예시로 '작년 50년 만기 국고채 발행액과 유사한 2천억~3천억 원 수준'을 들었다. 기재부는 작년 3월 50년 만기 국고채 2천19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연기금 관계자는 "정부가 국고채 50년물 수요 조사를 분기마다 실시하기로 한 점은 시장 안정 측면에서 진일보한 것"이라며 "50년물 발행도 다른 만기 물량과 같이 정례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시장과 계속 소통하면서 물량을 꾸준히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투기관들은 3월 국고채 30년물 발행 규모가 1조7천억 원으로 정해진 데 대해선 30년물이 50년물과 초장기물 대체관계에 있지만, 30년물 수요도 꾸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생보사 자산운용담당자는 "이달 국고채 30년물 발행액이 1조7천억 원으로 전월의 1조8천500억 원에 비해선 1천500억 원 줄어든 것이지만, 전년 동기의 1조1천900억 원에 비해선 5천억 원가량 늘어난 것이어서 단순히 발행액만 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50년물을 발행하는 달에 대체관계에 있는 30년물을 1조7천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는 것은 정부가 장기물 확대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국고채 10년물과 30년물 수요가 역전돼 있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장투기관들을 중심으로 30년물 수요도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27일 국고채 전문딜러(PD) 협의회에서 3월 중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하더라도 30년물을 같은 규모로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하더라도 연초 계획한 장기물 발행비중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앞서 20년 이상 장기물 발행비중을 30±5%에서 올해 35±5%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기재부는 이달 15일 경쟁입찰(단일가 낙찰) 방식으로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13일 정오에 공고된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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