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도표 상향조정 여부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인사청문회 발언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의 점도표 조정 여부와 이주열 총재의 청문회 발언이 향후 양국 정책금리의 역전 폭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를 가늠하게 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하고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할 전망이다. 지난 주말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런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94.4% 반영했다.

이달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1.50~1.75%로 올라가면 미국의 정책금리의 상단은 한국의 기준금리 1.50%보다 높아진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10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을 담은 점도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종전 세 번에서 네 번으로 늘어날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애초 예상보다 더 빠르고 큰 폭으로 확대될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점도표가 상향조정될 경우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며 "금리역전이 당장 자본유출을 초래하진 않겠지만, 잠재 위험 요인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 내 일부 비둘기파 인사들이 이번 FOMC에서 중립 스탠스로 돌아서면 다음번 점도표가 나오는 6월 FOMC에서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네 번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다"며 "시장은 6월 점도표 상향조정 가능성에도 이목을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열 총재의 인사청문회도 시장이 주목하는 재료다.

청문회가 한국시간으로 22일 새벽에 결과가 나오는 FOMC보다 하루 전에 열리는 만큼 이 총재는 서면질의 답변에서 언급했던 내용을 되풀이하는 수준의 발언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이주열 총재는 최근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한다"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이 연임 여부에 연관되는 것이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1월 경제전망 이후 전망경로에 영향을 미칠 만한 국내외 여건의 변화가 적지 않다"며 "4월에 이를 반영한 경제전망 경로의 변화 여부를 다시 짚어보고 신중히 판단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FOMC 결과가 현지시각으로 21일 나오는데,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과 예상되는 영향도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주열 총재가 청문회에서 서면 답변에 담긴 통화정책 관련 언급 외에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 역전 문제와 그 영향에 관해 설명하는 데 일정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딜러는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국내에 투자돼있던 해외자금이 유출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이주열 총재가 청문회에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딜러는 "4조 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이 국채발행을 수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긴축 시기를 늦추는 재료가 될 수 있다"며 "이는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는 데, 이주열 총재가 관련 질문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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