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초대형투자은행(IB) 인가를 받은 후 발행 어음과 회사채 발행에 속도를 내는 한국투자증권 동향에 채권시장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최근 한투증권이 발행 어음 금리를 잇달아 올린 것은 발행 어음 사업 자체만으로는 신규자금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시장참가자들은 진단했다.

20일 서울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인가를 받은 후 현재까지 한투증권의 발행 어음 판매액은 약 1조5천억 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회사채 1천억 원을 모집했는데, 4천100억 원이 몰리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초대형 IB 인가를 기다리는 증권사들은 한투증권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해당 업무가 실제로 운영되는 데 있어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당초 초대형 IB 등장으로 단기자금이 발행 어음시장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했었다.

실제로 한투증권의 발행 어음 금리가 예상보다 높지 않아 신규자금 유입은 크지 않았다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평가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투증권이 발행하는 발행 어음 금리가 신규자본을 다 빨아들일 정도로 매력적인 금리는 아니다 보니 회사 내부에서 이동하는 자금이 높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발행 어음 금리를 계속 높이고 있다. 한투증권은 지난 12일 신규 입금분부터 발행 어음형 CMA와 90일물 이하 단기물 어음 수익률을 0.15~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2월 5일 이후 두 번째 인상이다.

IB 인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는 다른 증권사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결국 발행 어음은 금리싸움이라고 진단했다. 신규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금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다른 관계자는 "수신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유동성 비율 측면에서도 단기자금이 필요할 수 있어 발행 어음 금리를 꽤 큰 폭으로 올린 것 같다"며 "발행 어음 자체로는 차별화가 없으므로 결국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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