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롯데카드가 지난해 국내 전업카드사 8곳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카드업계가 전반적인 부진에 빠진 가운데 백화점카드사업부의 감가상각 등 일시적 평가손실이 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21일 금융감독원을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128억 원의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측은 지난해 3분기 2003년 백화점카드사업부 분할 합병 시 발생한 영업권 잔여분 318억 원 전액을 상각하고, 스팍스자산운용 지분의 평가손실 등 보유한 투자주식 평가손 83억 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일회성 평가손실 430억 원이 실적에 반영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롯데카드뿐만 아니라 카드사 전체가 실적이 부진했다.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중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사의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비씨카드 역시 마스터카드 보유지분 처분으로 일회성 비용이 순이익이 증가에 영향을 줬지만, 영업실적은 부진했다.

이에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2천268억 원으로 전년대비 32.3% 감소했다.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 영세·중소가맹점 확대, 마케팅비용 증가,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등을 카드사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여전업감독규정상의 순이익은 일반적인 회계기준 IFRS기준에 의한 순이익보다 적기 때문에 실제 결산이 끝나고 나서 발표하는 실적에서는 롯데카드가 적자를 면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독규정상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IFRS기준의 대손충당금 적립률보다 강화되어 있어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적립했기 때문에 일반적이 회계기준보다 이익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롯데카드는 실적 부진과 함께 지배구조 변경 이슈로 최근 들어 신용평가사들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초 지배구조 개편 경과를 볼 때 지배구조 관련 작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존에 '안정적'으로 평가했던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 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롯데카드는 롯데지주가 지분 93.78%를 보유하고 있어서 2년 내 지분의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을 확대하며 롯데와 삼성 등 재벌 관련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예정인 것도 부담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대내외 부정적인 환경에도 글로벌 공략 강화 등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최근 롯데카드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금융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의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받았다.

이번 승인을 통해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획득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유통업의 빅테이터 관리와 해외진출 등 그룹 내에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카드업계 전반적인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신사업과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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