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이번 주(4월 9일~13일)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전개 양상과 기업 실적 발표를 주목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지난주와 같이 대립을 이어간다면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이 결국은 협상에 나설 것이란 인식도 여전히 기저에 깔린 만큼 양국 발언 수위가 완화되면 지난주 낙폭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주요 기업의 지난 분기 실적 발표는 주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요인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전개 양상에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가운데 이번 주 두 개의 주요 이벤트가 특히 시선을 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바오바 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등 압박에 대한 중국의 항전 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만큼 연설을 앞두고 시장의 긴장이 높아질 전망이다.

오는 13~14일에는 페루에서 아메리카 서밋이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만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결과를 발표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어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주 인터뷰에서 "NAFTA 재협상의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NAFTA 재협상이 순조롭게 끝난다면 무역전쟁이 세계적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는 경감될 수 있을 전망이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 대표는 "미국이 중국을 더 강하게 압박할수록 NAFTA에 대해서는 타협적일 수 있다"며 "(재협상 타결은) 투자자들의 심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일 발표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중요한 이벤트다.

지난주 발표된 3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시장의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올해 네 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지난 6일 기준으로 20.5% 반영했다. 고용지표가 나오기 전인 5일에는 27.9% 반영됐었다.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다면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 줄어들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3월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2.4% 상승이다. 지난 2월에는 각각 0.2%와 2.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본격화된다. 이번 주에는 블랙록과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주요 금융사의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기업들의 1분기 이익은 17.3% 늘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오는 11일에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갈등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중국이 지난주 첫 거래일을 앞두고 미국산 돼지고기 등에 최고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며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됐다.

하루 숨 고르기를 한 후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 상당의 1천300여개 품목을 공개하고, 중국도 곧바로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 등 106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금융시장은 또 한차례 충격을 받았다.

이후 주요 주가지수는 양국이 물밑 협상할 것이란 기대가 강화되면서 3거래일간 올랐지만, 마지막 거래일에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1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검토를 지시하고 중국이 항전 의지를 다지면서 결국 큰 폭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0.71% 하락한 23,932.76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8% 내린 2,604.47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0% 하락한 6,915.11에 마쳤다.

◇ 이번 주 주요 발표 및 연설

9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 분석보고서가 나온다.

10일에는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오고, 2월 도매재고가 발표된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설할 예정이다.

11일에는 3월 CPI와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재고가 나온다. 3월 FOMC 의사록도 공개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강연도 예정됐다.

12일에는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 수와 3월 수출입 물가지수가 나온다. 블랙록과 델타 에어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13일에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도 예정되어 있다.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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