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해외로 눈을 돌리던 장기투자기관이 다시 한국물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향후 채권금리 흐름에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장투기관의 한국물 매수가 다시 늘어나면서 채권금리 상단이 막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일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장외채권 거래 요약 테이블(화면번호 4254)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보험사의 만기 10년 초과 채권 순매수 규모는 9조1천억 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중 10년 초과 채권 순매수 규모인 7조9천억 원보다 1조3천억 원 가량이나 더 사들인 셈이다.

보험사는 1분기 기준으로 해마다 꾸준히 9조~10조 원 규모의 채권을 사들였었다.

2021년 IFRS 17 시행을 앞두고 듀레이션을 늘려야 했던 보험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내 채권금리가 너무 낮고, 초장기물 발행량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해외채권이 매력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환 헤지 비용을 고려하면 해외채권 매력은 크게 떨어졌다. 장투기관은 다시 국내 채권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진행된 국고채 50년물 입찰도 장투기관의 넘치는 수요를 바탕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보험사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올해 고점 대비 국고채 금리가 10bp 이상 내려온 상황에서도 장투기관의 매수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금리 레벨에도 장투기관이 채권 장기물을 계속 사들인다면 금리 상단을 견고하게 만드는 재료가 될 수 있어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환 헤지 비용을 고려했을 때 국내 채권을 사는 것이 더 유리해지면서 국내 채권 장기물 매수를 늘리고 있다"며 "당분간 한미 금리 역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FX 스와프 포인트 개선이 더딜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매수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 역시 "1분기에 보험사의 해외채권과 국내 채권 매매 흐름이 다르게 나타났다"며 "금리가 많이 내려왔지만, 보험사가 장기물을 계속 사들인다면 금리 상단이 막히면서 전반적으로 상방 경직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금리가 반락했는데, 외국인의 단기물 매수에 이어 보험사까지 가세하면 금리 조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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