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대한 경계심과 세계 원유재고 감소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2달러(0.5%) 상승한 67.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약 3년래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WTI는 이번 주 8.6% 급등했다.

시리아를 둘러싼 중동지역 정세 불안과 선진국 원유재고의 감소 등의 재료가 유가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가했다.

전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이어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글로벌 원유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IEA는 이날 "우리가 산유국 감산 합의의 효력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선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평가가 정확하다면 매우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IEA는 글로벌 원유재고량이 OPEC이 목표로 하는 5년 평균치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이런 평가를 했다.

IEA는 또 공급이 현재와 같이 억제된다면 오히려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IEA는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원유 수요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OPEC은 전일 3월 선진국의 원유재고량은 28억5천400만 배럴로 전월보다 1천740만 배럴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 평균 재고량보다 불과 4천300만 배럴 많은 수준이다. 2년 전 선진국 원유재고는 5년 평균치보다 4억 배럴이나 많았다.

OPEC은 또 탄탄한 수요와 감산 등으로 글로벌 원유시장의 과다 재고 문제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오는 2019년으로 연장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히기도 했다.

중동지역 긴장이 지속하는 점도 유가에 꾸준한 상승 동력으로 작용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드러내면서 긴장이 다소 느슨해지긴 했지만, 언제든 공격이 단행될 수 있는 만큼 경계심이 유지되는 양상이다.

시리아는 특히 러시아 및 이란 등과 긴밀하게 연결된 만큼 미국의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전면적인 국제적 마찰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날 미국 원유채굴업체 베이커 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원유채굴장비 수는 전주보다 7개 늘어난 815개로 집계됐다.

미국 내 생산 증가 가능성을 뒷받침했지만, 시장의 관심이 시리아 등 중동 위험에 집중된 상황에서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반면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이후 러시아도 맞불 제재를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한 점은 유가의 상승을 제한했다. 러시아의 맞불 제재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뉴욕 유가 전문가들은 시리아 문제에 대한 부담으로 유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어게인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존 킬두프는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임박할수록 지정학적 우려가 가격에 지속해서 반영될 것"이라며 "시리아는 러시아와 이란의 고객이기 때문에 위험이 훨씬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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