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채권시장 내 물가 기대치가 크게 올랐다. 물가연동국채에 향후 물가 상승의 현실적인 기대치가 반영됐다는 의견과 시장이 과도하게 앞서간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된다.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인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국채 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는 10년 만기 기준으로 19일(현지시간) 현재 2.19%까지 올랐다. 지난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 목표치인 2%에 조만간 도달할 것이란 믿음 때문으로 진단했다. 작년 물가 상승을 억제했던 일회성 요인들이 올해 지표에서 제거될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작년 지지부진한 인플레이션과 관련, 당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통신비와 의료비 하락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 때문으로 진단한 바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시장은 물가 부진에 따라 연준의 긍정적인 경제 전망에 깊은 의구심을 나타냈었다.

마켓워치는 "이제는 채권시장이 중앙은행의 관점에서 물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의 조지 곤칼브스미국 크레디트 전략 헤드는 "5년 만기 물가연동국채를 매수해야하는 요인 중 하나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긴축적인 노동시장을 다시 한 번 인정했고, 기존 추세를 웃도는 성장률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준 점도표는 올해 추가 금리인상을 두 차례 이상으로 예상하지만, 금리선물시장은 추가 세 차례 인상을 40% 이상 반영했다.

시장이 과도한 베팅에 나섰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BNY멜론의 데이브 레덕 액티브채권 CIO는 "물가연동국채는 종종 물가 급등에 대비한 매력적인 헤지 역할을 한다"면서도 "단기간의 전술적 베팅을 반영하기도 하고, 향후 10년간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2%를 웃돌 것이라는 진실하지 않은 신념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슈왑금융연구센터(Schwab Center for Financial Research)의 케이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평균 2%의 물가 상승률을 향후 5년 동안 달성하는 것은 아마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경기 확장기의 추진력이 바닥나고 잠재적인 침체 가능성도 나타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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