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3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 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소폭 올라 출발했다.

오전 9시 47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81포인트(0.03%) 상승한 24,470.75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2포인트(0.06%) 오른 2,671.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3포인트(0.07%) 상승한 7,150.96에 거래됐다.

시장은 10년물 미 국채 금리의 3% 안착 여부와 기업 실적, 국제유가 흐름 등을 주목하고 있다.

우선 금리가 핵심 저항선인 3%를 뚫고 올라서면 투자 심리가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국채 금리는 이날 오전 2.99% 위로 올랐다가 2.96% 수준으로 소폭 반락했다.

유가 급등과 알루미늄 가격 상승 등 원자재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금리를 끌어 올리는 중이다.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총 네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도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4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은 40%까지 올랐다. 해당 수치는 한 달 전에는 28.6%였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신규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기존 부채의 이자 비용도 증가하는 만큼 주가에 부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10년 금리가 3%를 넘어선다 해도 지난 2월과 달리 증시에 미칠 악영향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미국의 성장이 탄탄한 상황이고, 임금 인상 압력이 아직 높지 않은 데다, 주가의 평가가치가 지난 2월보다는 낮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조사에서 투자자들은 10년 금리가 3.5%까지 올라야 증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날 머크와 캐터필러 등 주요 기업 주가가 상승 출발한 점이 장 초반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머크의 주가는 골드만삭스가 회사의 항암제 '키트루타' 판매에 대한 기대로 투자등급을 올린 데 따라 2.6% 이상 올랐고, 캐터필러는 씨티은행이 중국 사업 반등 기대로 등급을 올리면서 1.0%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도 주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21일 무역 협상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므누신의 방중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국제유가 급등 우려도 다소 줄었다. 이란 석유장관이 유가가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란 발언을 내놓으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오전 1.5%가량 하락해 거래 중이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기업별로 호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보다는 실적 부진에 따른 실망 움직임이 더 두드러지는 중이다.

미국 유전 개발 업체 핼리버튼의 주가는 1분기 실적이 예상치 수준에 부합했음에도 개장전 거래에서 1.2% 내렸다. 회사의 전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41달러로 팩트셋 예상치 0.40달러보다 높았다.

완구업체 해즈브로 주가는 회사의 조정 EPS가 0.10달러로 예상치 0.33달러에 미달하면서 개장전 3.6% 하락했다.

반면 생활용품 제조업체 킴벌리 클라크 주가는 올해 매출 증가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2~3%로 상향 조정하면서 2%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시카고 연은은 3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98에서 0.10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개장 이후에는 4월 마킷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3월 기존주택판매 지표가 나온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동향을 주시하는 불확실한 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ADS증권의 콘스탄티노스 앤티스 리서치 대표는 "좋은 실적이 단기적으로 주가를 지지하더라도 투자자들은 가드를 내려서는 안된다"며 "금리가 추가 상승을 노리는 상황에서는 아주 조그만 심리적인 악재에도 글로벌 증시에서 투매가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혼조세를 보였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06%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39% 하락한 67.45달러에, 브렌트유는 0.80% 내린 73.43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7.4%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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