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이후 향후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9일 이 총재의 매파적 발언으로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금리 추가인상 시그널을 제시하기 위해 이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거나 통화정책방향 문구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출장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 여러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때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실물지표를 물가지표보다 좀 더 신경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비, 투자, 관광객, 고용 등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는 의미다.

지난 달 30일 발표된 3월 산업생산에서는 소매판매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제조업가동률이 9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생산과 투자가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투자와 수출 등이 작년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해 설비투자와 수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생산이 감소하면서 생산 사이클이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는지에 대한 논란은 커질 수 있다.

물가상승률에 대해 이 총재는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그는 "(4월 물가가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서프라이즈는 아니다. 유가가 생각보다 높아졌지만 우리 경제 성장과 물가 전망을 큰 폭으로 수정할 만큼 더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당시에도 이 총재는 성장률 상향에 주목했다. 지난 해 6월 이 총재는 "고용과 물가 등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경우 완화 정도를 고려할 것이다"고 언급하면서 처음으로 금리 인상 깜빡이를 켰다.

지난 해 한은은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상향 조정했다. 4분기 들어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었고,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것을 확인한 후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일형 위원은 북 리스크가 완화되자 지난해 10월 금리를 올려야한다며 소수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지난 주말 이 총재의 발언은 금리인상에 대한 속마음이 드러난 것이 아닐까 싶다"며 "경기 회복에 대해 이 총재가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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