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서울외환시장에 인플레이션 경계령이 발동됐다.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달러 강세와 연동성을 키우고 있어 1,080원대에 중반 저항선 부근까지도 고점을 점차 높여갈 전망이다.

10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8일부터 주요 이동평균선을 웃돌았고 일목균형표상으로 구름대를 뚫고 올라가면서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달러-원 환율 추이와 일목균형표 *자료:연합인포맥스>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점차 가격대 상단이 넓어질 기미를 보이는 셈이다.

특히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되는 4월 CPI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물가지표가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가늠자인 만큼 글로벌 달러 강세폭도 깊어질 수 있다.

CPI 전망치는 0.3% 증가로 이전치 0.1% 감소에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PI 전에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미국의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견고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 협정 파기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어서고 있어 물가상승에 대한 경계 심리를 지지하는 형국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08달러(3.0%) 상승한 71.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물가 경계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단기 저항선이던 1,085원 선이 상향 돌파될지 주목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물가가 금리와 직결되는 지표고 최근 유가가 많이 올라서 경계 심리가 강하다"며 "현재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100% 반영돼 있어 달러 강세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있는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 흐름이 가팔라진다면 1,090원도 시도해볼 수 있는 레벨"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패닉성 달러 강세가 나타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4월 PPI 성적표에서 보이듯 소비자에게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전이가 약해질 수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도 고조된 통화정책 가속화 우려를 완화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어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국제문제협의회(WAC) 행사에 참석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은 물가의 과열(overshoot)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도 "완만한 물가의 과열은 추가로 공격적인 정책 대응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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