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미국 제약회사인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 의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심의하는 감리위원회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회계전문가들은 21일 현재 감리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시점이 2015년이기 때문에 현재 콜옵션 행사 의사가 감리 결과를 바꿀 만큼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점에 콜옵션 행사 의사가 발표된 데 대한 검토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8일 오전 바이오젠으로부터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서신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바이오젠은 서신을 통해 콜옵션 행사기한인 내달 29일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심의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분을 각각 94.6%와 5.4% 보유하고 있으며 바이오젠은 이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장 초반 8% 가까이 급등하며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호재로 반영했다. 주가는 2.64% 강세로 마감했다.

금융당국과 일부 회계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소식이 감리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A 회계전문가는 "지금 감리하고 있는 건은 2015년 결산 회계다"며 "2015년 결산 때까지 있었던 정보에 기초해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되어 있으므로 회계적으로 보면 이번 건이 감리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당시 바이오젠이 어떤 입장을 취했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때 콜옵션을 행사하기 위한 어떤 조건이 제시돼 있었고 어떤 의견들이 오갔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 회계전문가는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감리위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인다"며 "다만, 현재 분식회계로 지적된 시기가 2015년이고, 올해는 2018년이기 때문에 직접 결론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실제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금융당국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발표가 감리위의 분위기를 바꿀 정도로 결정적이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 가능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신들의 판단이 맞지 않았느냐는 주장을 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바이오 측이 이를 거론하며 회계처리 정당성을 주장한다면 감리위에서도 논의될 수 있겠지만, 논의 안건 자체를 바꿀만한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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