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리스크 벤치마크로 통하던 원화가 최근 한반도 평화무드에 힘입어 '피스 코인(Peace Coin)'으로 주목받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상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주요 원인도 이러한 요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 중인 국내 상장 채권 잔고는 지난 1일 기준으로 108조7천172억 원에 달했다.







지난 4~5월 두 달간 채권 잔고는 3조 원가량 증가했다.

최근까지 이어졌던 유로존 및 신흥국 위기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오프 속에서도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하고 있다.

1·2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도 확정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욱 완화하고 있다.

원화 강세 전망이 강해진 데다 금리차 역전에 따라 역외시장 참가자들의 재정거래 유인도 커지고 있다.

현재 베이시스 역전폭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스와프레이트는 1년물 기준으로 -161bp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채권을 사기 위해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무위험 차익거래 수요가 강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는 재정거래 유입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이 큰 데다 최근 리보(Libor) 금리 급등세가 잦아들어 조달 비용도 안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FX이코노미스트는 "북한 리스크 해소 기대가 인플레 공포와 신흥국 위기 상황에서도 원화 자산 투자 유인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재정거래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기준금리 차로 달러-원 환율이 오를 것이라 보긴 어려운 셈"이라고 강조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도 재정거래에 따른 달러 공급에 달러-원 환율 상단이 제한되고 스와프포인트 하단이 지지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일 외화자금시장에서 1년 만기 FX 스와프포인트는 전 거래일보다 0.10원 오른 마이너스(-) 17.20원, 6개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0.20원 오른 -7.90원에 각각 마감했다.

이달 미국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역외 발 비드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오퍼 우위인 수급 구조 속에서도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신흥국 위기와 달러-원 환율은 별개로 봐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신흥국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면 신흥국 내에서 우리나라 원화가 안전자산으로 보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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