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타계로 LG그룹의 구조개편에 관심이 쏠린다.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상무의 대표이사 취임을 앞둔 가운데 구본준 ㈜LG 부회장의 계열사 분리 및 지분 정리가 관건으로 부상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내부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의 지분 정리 및 보유 계열사 독립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여겨지고 있다.

LG가(家)는 그간 '장자 승계' 원칙을 지켰다. 장자가 회사를 이어받게 되면 다른 오너 일가는 다른 계열사를 분리한다는 얘기다. 희성그룹, LIG 등이 그간 LG그룹에서 분리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그룹 계승자인 구광모 상무가 대표이사에 취임하면 ㈜LG의 2대 주주인 구본준 부회장은 지분을 정리하고 일부 계열사를 분리해 나갈 전망이다.

현재 구 부회장은 ㈜LG의 지분 7.72%를 갖고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이 많다.

구본무 회장의 지분이 모두 구광모 상무에게 상속되면 지분율은 17.52%까지 오른다. 그렇다고 해도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과 10%포인트도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구 부회장의 지분 정리 또는 구광모 상무의 추가 매입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경영권 강화 등을 위해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이 지분 일부를 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자기 지분을 조카인 구 상무에게 매각하는 방법도 있다"며 "이 경우 자연스럽게 구 부회장의 힘은 줄고 구광모 상무의 힘은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어떤 계열사가 분리될지도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일부 계열사 지분을 다시 매입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떼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구 부회장의 ㈜LG 지분은 전일 기준 종가로는 약 1조250억원 정도에 이른다.

분리 대상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곳들은 구 부회장이 수장으로 이끌었던 계열사다. 그는 그간 LG전자, 반도체, LG상사 등을 거쳐 갔다.

특히, 지난 1999년부터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에서 2006년까지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아울러 LG상사에서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몸을 담았다.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될 회사로 LG상사가 가장 많이 지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나아가 LG디스플레이의 분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모양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에도 오래 근무했으나, 그룹의 대표 기업이고 주력기업이기 때문에 분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사나 디스플레이 등이 우선적으로 언급되고 있으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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