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이 5개월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서 시장 금리를 또다시 장기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예대율 규제를 발표하면서 CD를 제외한 데 따라 CD 발행과 유통 시장이 모두 위축된 영향이다.

다음 달부터 금융당국이 원화시장성 CD 잔액을 원화예수금의 1%까지 인정해주기로 하면서 7조 원 이상의 발행 유인이 생긴 데 따라 CD 발행과 유통 시장이 오랜 침체를 깨고 활력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CD 91일물은 지난 1월17일부터 전일까지 5개월 이상 1.650%에서 거래되고 있다.

2014년 1월9일부터 8월8일까지 7개월여간 2.650%에서 거래된 후 최장 기간 움직이지 않는 상태다.

CD금리는 지난해에도 연중 20일 이상 움직이지 않은 기간이 171일에 달했다.

CD금리가 이처럼 고정된 것은 2009년 CD를 예대율 산정에서 제외하면서 발행과 유통 모두 급격하게 감소한 영향이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CD 움직임이 다른 유사 금리지표와 동떨어졌다며 시중은행들의 CD금리 담합 여부를 조사하며 CD 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탓에 특정 은행이 CD를 발행하면 이에 따라 금리 변동성도 커지는 환경이 됐다.

은행 입장에선 발행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은행이 CD 발행에 나서면 금리가 튈 수밖에 없어 다른 은행으로부터 비난을 받게 된다"며 "작년 11월 기준금리 인상 전을 기점으로 은행들이 CD 발행을 자제한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예대율 규제 발표 전 12조7천억 원이었던 CD 잔액은 지난해 말 5조4천억 원까지 줄었다.

CD 발행과 유통은 그러나 금융당국이 다음 달부터 은행의 예대율을 산정할 때 CD 잔액을 예수금의 최대 1%까지 인정해주기로 한 데 따라 다시 부흥의 계기를 맞게 됐다.

예대율 산정 개편으로 CD 잔액은 약 12조5천억 원까지 예수금으로 인정받게 된다.

지난해 말 CD 잔액이 5조4천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7조1천억 원의 발행 유인이 생기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산정 기준이 강화되면서 은행이 장기 CD를 발행할 필요성이 커진 점도 CD 시장을 되살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CD 잔액을 다음 달부터 예수금에 포함해주는 데 따라 은행들의 CD 발행이 하반기부터는 증가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2~3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서서히 CD 시장이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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