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중 무역분쟁이 서울외환시장의 모든 이슈를 덮어버리면서 그간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줬던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9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주말 1,114.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5.90원) 대비 0.55원 내린 셈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비농업 고용지표가 '골디락스' 지표로 평가되면서 시장의 경기과열 우려를 완화시키는 결과로 작용했으나 원화 영향은 미미했던 셈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 6일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1만3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19만5천 명을 웃돌았으나 6월 실업률은 4.0%로 올랐다. 시장 예상치는 지난달과 같은 3.8%였다.

임금 증가율과 실업률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해 달러화가 약세 전환됐으나 달러-원 환율 낙폭은 제한됐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관심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치우쳐 있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이은 비농업 고용지표에 대한 포지션플레이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외환딜러들은 현재 외환 시장의 주요 테마인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일단은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달러-원 환율 상단이 상하단이 제한된 레인지 장세로 당분간 회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 6월 중순 이후 보름 여 만에 1,080원대에서 1,120원대 중반까지 레벨을 높였기 때문에 추가적인 롱청산이 이어질 여지는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비농업 고용 지표가 월초 발표되는 중요한 지표긴 하지만 과거보다 체감하는 중요도가 3분의 1 정도에 그친다"며 "현재 달러-원 환율은 미국 고용지표에 따른 달러 강약보다는 무역분쟁에 따른 미중간, 미국과 유럽 간 관계와 남북간 정치적 상황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6월 미국의 실업률이 높지 않았으나 고용은 증가세가 계속됐다"면서도 "중요한 지표지만 무역전쟁 우려가 지금 계속 핫이슈라 시장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고 고용 지표 영향이 상쇄됐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고용지표 결과가 미국 통화정책에 대해 '비둘기파'적이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6월 FOMC 의사록에서 무역정책 리스크에 대한 우려 등과 함께 유휴 노동력(slack)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전에 비해 도비시(비둘기파적)하다"고 진단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미 고용시장은 과열되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로 보이며, 올해 연준은 예정대로 추가 2회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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