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1,130원대 초반까지 열어 두고 있다.

12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7.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0.00원) 대비 8.30원 오른 셈이다.

뉴욕과 유럽 금융시장을 지나면서 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달러-원 1개월물 수준은 지난 3일 기록한 서울환시 연고점인 1,124.50원을 넘는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 이후 중국 측은 보복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 패권주의이며 중국은 필요한 반격을 할 것"이라면서 "합법적인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위안화 흐름과 중국 측 보복 조치를 주시하면서 아시아 증시 움직임에 달러-원 환율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달러-원 고점은 높아지겠으나, NDF 시장에서 대거 반영된 만큼 장중 고점은 1,132원 수준에서 제한될 것으로 봤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 1,130원은 넘을 것"이라며 "위안화 흐름을 주의깊게 봐야 하는 상황인데 달러-위안 환율이 6.8위안 이상으로 오른다면 달러-원 고점도 더 높여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NDF에서 올랐지만 개장 이후에도 여파 있을 것"이라며 "현재 시장 관심이 무역분쟁 쪽으로 쏠려 있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고점은 1,130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달러-원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NDF 시장에서 재료가 다소 반영된 점과 당국의 매도 개입 가능성을 짚기도 했다.

다만 현재 아시아 통화 시장에서 원화만 과도하게 절하된 상황이 아닌데다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통화에 연동되고 있어 당국 개입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상황이다.

B은행 딜러는 이어 "1,120원대 중후반이면 당국 경계가 강해질 수 있어 개입 레벨이라 볼 수 있다며 "최근 상승폭을 감안하면 시장 안정성을 감안해 개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130원대 초반까지 달러-원 환율이 오르겠으나 당국에서 매도 개입하기엔 이르다고 보인다"며 "당국의 환율 개입 기조는 글로벌 통화보다 원화가 투기적 세력에 의해 과도하게 편중되게 움직일 때 조치한다는 것인데 현재 원화만 과도하게 절하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최근 수출이 둔화되고 있어 당국이 나서서 환율을 끌어내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최근 2년 흐름을 보면 달러-원 환율이 큰 흐름에선 하락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달러-원 환율 변동성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달러-원 움직임이 국제적 흐름에 같이 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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