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이번 주(16∼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고점에 대한 부담 우려로 속도 조절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대한 중국의 무역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미중 간 갈등의 씨앗은 여전한 상황이지만, 양측 간 강대강 대결을 피하고 점차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만나 소프트 브렉시트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고, 이로 인해 유로화 가격은 하락했고 지난 13일 장 마감 후 달러화는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더 선과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의 계획은 명백히 미국과의 무역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영국이 브렉시트 문제를 그렇게 처리한다면 아마도 미국과의 중요한 무역협상을 끝장낼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무역전쟁 불씨 여전…트럼프 스탠스 주목

전 거래일인 지난 13일 현물환 시장이 끝난 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종가보다 10원 이상 오른 1,135원대로 올라섰다가 반락했다.

중국의 6월 대미 무역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무역전쟁 관련 불안 심리가 증폭됐고 달러-위안(CNH) 환율이 반등했기 때문이다.

중국 관세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6월 대미 무역 흑자는 전월의 245억8천만 달러보다 17.86% 늘어난 289억7천만 달러다. 자료 확인이 가능한 1999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지표 이후 빠르게 상승폭을 줄였고, 갈등은 즉각적으로 확대되지 않고 있다.

주요 당국자들은 상대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무역전쟁' 상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화적인 발언을 내놔 최근의 갈등을 완화시키려 했고 중국 정부는 언론계에 미국과의 무역 갈등과 관련한 보도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계속해서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무역 분쟁 흐름도 차츰 분기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파월 증언 주목…强달러 추세는 여전

이번 주에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이 예정돼 주목된다.

파월 의장이 미국 경기에 대해 자신감 있는 목소리를 낼 경우 글로벌 달러는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 연준의 스탠스가 매파적 색채를 더할 경우 추가적인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어 달러-원 환율도 하방 경직성을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지난 2012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표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에 따라 미국 2년물 국채 금리가 치솟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저항선이던 1,120원을 뚫고 올라섰다. 지난 12일 1,130.20원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경신한 이후 뚜렷한 상단 저항선이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고점 인식과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 속도 조절 가능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국내외 경제·금융 이벤트는

김동연 부총리는 17일 국무회의와 지역혁신주체 협력 워크숍에 참석한다. 이후 18일부터 25일까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출국한다.

7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 수정치가 16일에 발표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일정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출장길에 오른다.

한국은행은 16일 6월 말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을 내고 19일 6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낸다. 20일에는 2017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가 발표된다.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17일과 18일 출석해 통화정책과 관련해 증언한다.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은 19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20일 각각 연설에 나선다.

미국 주요 지표로는 16일 소매판매, 17일 존슨 레드북 소매판매지수와 산업생산, 설비가동률이 각각 발표된다.

연준은 18일 베이지북을 내놓는다.

19일에는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예비치)와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지수,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각각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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