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직전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대량으로 매수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량 순매수가 만장일치 동결을 노린 베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외국인이 쌓아온 국채선물 누적순매수를 어떻게 할지 채권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일부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6일 외국인이 원화채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례없는 누적순매수 증가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이 국내 경기 침체 가능성에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누적순매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누적순매수는 19만5천169계약, 10년 국채선물 누적순매수는 8만5천437계약으로 역대 최대수준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중순 이후 금통위 전까지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3년 국채선물을 사들였다. 10년 국채선물도 6월부터 대체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외국인이 지난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을 노리고 국채선물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계획한 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많은 누적순매수를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인들이 최근 원화채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현물채권 매수세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다만, 국채선물 누적순매수를 유례없는 레벨로 늘려갈지는 의문이라 외인 추이를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언제든 외국인의 차익 실현성 매도 물량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어 경계하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소수의견 출현으로 이들이 이익 실현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외국인이 소수의견이나 만장일치 여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은 전반전으로 한국이 올해 금리 인상을 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며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이익 실현 정도의 매도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매수 기조 자체는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투자은행(IB) 의견을 봐도 외국인은 한국의 펀더멘털이 꺾이는 상황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것 같다"며 "올해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에서 급격하게 누적순매수에 변동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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