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 강세론자가 무역 관세 이슈 조기 종료에 대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이자율 전략가는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를 통해 "무역 갈등의 조기 종료는 채권시장의 매도세를 재점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미국과 무역 상대 국가 간의 무역 전쟁 우려는 인플레이션 걱정을 비롯해 연초 국채 금리 상승을 위협했던 다른 채권 약세 압력에서 투자자의 주의를 분산했다는 게 보겔 전략가의 설명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갈등을 끝낼 방법을 찾는다면 개선되는 미국 경기와 크게 빨라진 인플레이션 상승세 등의 거시 여건으로 투자자 관심이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음에도 국채 금리가 제한된 수준에서 움직인 것은 부분적으로 무역 갈등 공포 속에 투자자가 안전자산을 찾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만해도 시장은 높아진 인플레 지표의 홍수 속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을 서두를 것이란 공포로 국채를 대거 처분한 바 있다. 연초 고용 지표에서 예상보다 높은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발표되며 위험자산과 동시에 채권도 같은 기준으로 매도세가 집중됐다.

또한, 예산 적자에 따라 부채 우려가 커지며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5월 중순 3.1%대로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국채 금리는 무역 전쟁 이슈 속에 하락했고, 포퓰리즘 이탈리아 정부 형성과 신흥시장 혼란 등으로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미국 국채 수요는 더욱 몰렸다.

이런 무역 갈등 이슈가 사그라지면 채권에 대한 욕구는 다시 약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신흥시장 자산이 강세로 돌아설 경우에 채권시장의 매도 물결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예상됐다.

보겔 전략가는 "글로벌 위험자산의 가치 상승과 함께 더욱 빠른 성장세에 대한 기대 심리는 채권 매도의 가장 빠른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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