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대내외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우리나라 펀더멘털에 대한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도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내수 및 수출 부진 우려에 따라 하반기 달러-원 환율 고점 전망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0.1%포인트(p) 낮은 2.9%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치도 18만 명으로 대폭 낮췄다. 작년 말 당초 전망치는 지난해 수준인 32만 명이었으나,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일 경제장관회의를 연 후 '2018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앞으로의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경제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털 약화에 대한 신호는 곳곳에서 나왔다. 각 부문 전망치는 민간소비가 2.8%에서 2.7%로, 건설투자가 0.8% 증가에서 0.1% 감소로 설비투자가 3.3%에서 1.5%로 지식재산생산물 투자가 3.5%에서 3.0%로 낮아졌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9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달러-원 환율 하반기 고점 전망을 1차적으로 1,140원, 2차적으로 1,170원대까지 열었다.

이 저항선이 깨질 경우 1,200원까지 연고점 전망이 높아지고 있으나 당분간 상단은 제한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소수의견이 한 명 나왔지만 가계부채와 정부의 경기 진단을 보면 금리를 자신 있게 올리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금리가 올라간다는 점은 경제지표 보면 자명해 한미 금리 차 확대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하반기 1,170~1,18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하반기는 연고점을 계속 경신하면서 상단을 넓힐 것"이라며 "한미 금리차가 100bp까진 감내할 만하다는 진단도 있지만, 한미 금리 차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영향이 크게 확대되면서 패닉이 올 것이라는 진단은 이르다.

실제 원화 자체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고용보다는 수출인 만큼 영향이 당장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도 있어서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정부는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지난해 말 4.0%에서 이번에 5.3%로 오히려 높였다.

지난 6월 수출은 500억 달러를 넘어서 4개월 연속 수출실적 500억 달러를 돌파했으나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0.089% 감소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통관기준 6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0.089% 감소한 512억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펀더멘털 변화로 달러-원이 크게 요동칠 거라 보긴 어렵다"며 "신흥국 경제 시스템에서 환율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펀더멘털은 수출 성적"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지금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 건 원화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보다는 무역전쟁 때문에 수출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라며 "지난해 3분기 3% 성장률 전망이 나오면서 이례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크게 줬는데 이는 국민 1인당 소득 3만 달러 전망에 원화 강세 기대가 생겼고, 정부가 수출 장려를 위해 경제적 조치를 취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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