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최정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130원선까지 오르며 7월 수출이 소폭 개선됐지만, 국내증시가 반등 여력을 찾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지분율이 이미 사상 최대치 수준이고, 수출이 환율보다는 글로벌 경기 흐름에 연동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7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일~12일 기준 7월 누적 수출은 185억9천만달러로,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의 7월 평균은 6월 평균(1,094.1원)보다 3.3% 이상 높은 1,130원선이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환율이 단기 급등했던 시기에 수출 증가율 또한 상승했던 경우가 여러 차례 발견된다"며 "최근 증시 부진에도, 반도체(IT) 업종 지수가 소폭 상승한 점과 반도체 업종에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된 점을 미뤄봤을 때 환율 상승에 따른 3분기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율 효과로 인한 증시 반등 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증가가 증시에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스피도 7월 들어 20일까지 1.6%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 연구원은 "달러 강세로 인해 외국인 유출이 있었지만, 현재 외국인의 국내 증시 지분율은 35%가 넘는 상황이다"며 "환율 상승으로 국내 기업 실적이 개선될 수는 있지만,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진단했다.

수출이 달러-원 환율보다 글로벌 경기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 등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달러-원 환율은 추세적으로 하락해 연평균 4.9%의 원화 절상률을 기록했다. 이론상 수출이 감소할 수 있는 시기였지만, 이 기간 수출은 오히려 늘어 연평균 증가율은 12.7%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7년까지 원화는 연평균 1.6% 절하됐지만,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이전 기간보다 훨씬 낮은 5.2%에 그쳤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원화 약세와 제조업 경기 약화가 추세적으로 나타났던 시기를 보면, 한국 수출은 대부분 환율보다 제조업 경기 요인으로 위축되는 흐름을 보였다"며 "미국발 글로벌 무역분쟁이 이어지고, 주요국의 긴축 가속화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효과로 인한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날 발표될 1일~20일 7월 누적 수출 지표에서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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