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정부의 건설산업 혁신과 금융시장 개방 정책으로 중소 부동산신탁업체의 타격이 우려된다. 취약한 부동산 신탁사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26일 국토교통부의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보면 정부는 건설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 회복을 꾀한다는 목표로, 생산구조 혁신과 기술 혁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실상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셈이다.

업계는 경쟁력 회복에는 공감하지만,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적정공사비 확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고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된다. 중소 건설업체가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신탁사는 그동안 지방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건설업에 참여해왔으나 지방 경기가 침체하자 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정부 규제에 따른 재건축 아파트 거래 위축이 수도권, 강남 3구에 예정된 재개발 수익성을 낮출 가능성에 대비해 신탁사들이 정비사업 수주를 늘리고 있다"며 부동산 신탁사 등 규모가 작은 건설 관련업계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신탁업계에 신규 업체가 진출하면 중소 신탁사의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내달 말까지 신탁업계 경쟁도 평가를 마치고 연내에 신규 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증권사 등이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신규 신탁사는 관리형 신탁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 관리형 신탁 경쟁이 가열될 수 있다.

토지신탁의 종류는 차입형과 관리형으로 나뉘는데 차입형신탁은 신탁사가 신탁대지급금 계정을 투입해 리스크를 부담하는 구조고, 관리형신탁은 사업비를 위탁자 또는 시공사가 조달해 신탁사의 자금 투입 리스크가 없는 대신 신탁보수율이 낮다.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등 부동산신탁 상위 2개사가 차입형신탁 시장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업체들은 관리형에 치중하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리형 신탁이나 위험이 거의 없는 대리사무를 주력으로 하는 하위 신탁사, 특별한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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