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외국인의 채권 현물 매수 종류가 다양해졌다. 초장기물 매수까지 나서면서 서울채권시장은 외국인 매매 흐름에 좀 더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시장참가자들은 그렇지않아도 초장기물 공급이 수요보다 적은 데다 외국인까지 가세할 경우 강세 흐름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6일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국고채 20년 경과물 17-5호를 130억 원, 국고채 30년 지표물 18-2호를 122억 원, 국고채 30년 경과물 17-1호를 29억 원가량 사들였다.

이 밖에도 외국인은 10년 경과물 13-2호, 8-2호, 18-4호, 20년 경과물 15-6호, 30년 경과물 16-1호도 매수했다.

외국인은 올해 중 국고채 30년 지표물을 2천256억 원 순매수했다. 30년 경과물 17-1호는 1천224억 원 사들였다.

지난해 이들이 30년 지표물을 2천889억 원 사들인 것과 비교하면 외국인의 초장기물 매수 강도가 커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들어 국내 보험사들은 FX 스와프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해외채권 대신 국내 초장기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역으로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한국채권 메리트가 높아진 셈이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를 달러 스와프로 환산하면 4% 정도가 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미국 30년물 금리가 3% 초반임을 고려하면 100bp가량의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의 초장기물 매수를 눈여겨보고 있다. 국내 장기투자기관의 해외채권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하반기에는 국내 초장기물 매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외국인까지 가세하면 초장기물 공급이 더 많이 달릴 수 있어서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국내 장기투자기관이 상반기에 예정보다 적은 규모의 초장기물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져 하반기에는 매수 강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외국인까지 초장기물 매수에 가세하면 초장기물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초장기물 스프레드가 마이너스 10bp 수준까지 갔었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은 시장에서도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고채 30년물을 달러 스와프하면 4% 정도까지 나오는데, 미국은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벌어져 있어서 AA 회사채가 4% 정도 수익률이 나온다"며 "세계적으로 30년물이 흔한 채권은 아니라는 점도 매수 요인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과 비교했을 때 미국은 장단기 스프레드가 좁혀진 반면 한국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고, 스와프 환경은 우호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작년보다 매력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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