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3천억 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추진한다.

최근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5억 달러(약 5천500억원)를 조달한 것까지 합치면 이달에만 9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하는 셈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다음 주 예정된 이사회에서 3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안건을 논의한다.

이사회가 안건을 승인하면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을 거쳐 이달 말쯤 발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연기하는 과정에서 '플랜 B' 개념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영구채 발행을 검토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탓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신한금융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향후 국내 시장에서 자본 조달에 나서려는 금융회사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선제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자본확충 수요가 커진 다수의 보험사들이 해외채 발행을 검토하다 출렁이는 금리 탓에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수준은 4%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의외로 국내 시장에서도 수요가 꽤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한금융이 국내에서 3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면 전일 발행한 5억 달러(약 5천500억 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해 이달에만 9천억 원 수준의 자본을 확충하게 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13.4%를 기록한 신한금융의 기본자본비율(Tier 1)은 13.8%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 출자 여력을 보여주는 이중레버리지비율도 118%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의 공격적인 '실탄' 확보가 향후 인수ㆍ합병(M&A)을 염두해 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국내외 인오가닉(Inorganic) 성장과도 맥을 같이한다.

신한금융은 올해 초에도 ING생명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시장의 수요에 힘입어 당초 수요보다 자본확충 규모가 늘었지만 향후 금리 인상 추세를 고려하면 여유 있게 가져가는 것도 괜찮다"며 "조달한 자금은 비은행 자회사가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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