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과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13일 '터키 리스크'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터키의 입지가 크지 않다는 점이 이런 관측의 배경으로 꼽혔다.

A 연기금의 한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연합인포맥스와 통화에서 "터키는 그간 취약한 시장으로 지목돼 왔던 곳이기 때문에 터키 통화나 채권이 최근 급격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연기금과 공제회를 포함해 국내 금융기관의 터키 익스포져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B 공제회의 최고투자책임자는 "올해 이머징마켓 통화가 약해진 가운데 터키와 아르헨티나 통화가 가장 많이 빠졌다"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이머징마켓에서의 자금 유출이 약한 고리로 지목되고 있는데, 미국과 터키의 협상이 잘 풀리지 않아 시장이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터키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나라는 아니다"며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약할 때 사건이 터지면 영향이 있겠지만, 지난 주말 중국 증시가 상승 마감한 점 등을 고려하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과 공제회가 터키 주식에 직접 또는 간접 투자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거나 있어도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공제회의 최고투자책임자는 "채권 투자자 관점에선 터키 등 신흥국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 달러 자금 수요가 강해지고 외국인들이 한국물을 털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할지가 문제"라며 "그러나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외국인들로부터 선진국 대우를 받고 있어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에서 터키 통화 약세가 달러 선호도를 높이고 이것이 달러-원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그 강도는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13일 오전 금융시장 진정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터키 유력일간지 휴리예트(Hurriyet)와 가진 인터뷰에서 "예방책과 액션 플랜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용은 터키시간으로 12일 밤 보도됐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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